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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주민조사 등:
인기 없는 윤석열이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이 대중의 커다란 불신을 받고 있다. 고작 취임 6개월 만이다.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도 최하위권이다. 주류 언론의 악의적 무시에도 불구하고 벌써 서울 도심에서 수만 명 규모의 정권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 기저에는 생계비 위기를 겪는 보통 사람들의 광범한 고통과 불만이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은 지배계급을 대표해 경제 위기 고통을 노동자 등 서민층에 전가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억압과 통제를 강화해 왔다. 민주당 압수수색, ‘범죄와의 전쟁’ 선포, 집시법 개악, 네 차례 국가보안법 탄압, 경찰력 강화, 언론 길들이기 시도 등이 그것이다.

이태원 참사는 바로 윤석열의 권위주의 강화에서 비롯한 비극이었다. (관련 기사: 본지 440호 ‘윤석열과 경찰, 이태원 참사’)

최근 광범한 사찰 정황도 포착된다.

SBS는 얼마 전 경찰이 국회와 언론을 상대로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사찰을 벌인 정황을 폭로했다. 국회 협력관의 활동을 파악해 오라는 경찰청 정보국의 내부 문건에는 “논란 소지 없도록 파악 부탁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수년간 진행해 온 〈노동자 연대〉 거리 가판들에도 최근 사복 경찰들이 찾아왔다.

또, 한 달 전부터는 ‘전 국민 대상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이유로 통장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실제 거주 여부를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점 조사 대상 세대”는 “강화된 거주 확인을 실시”하고, “원칙상 반드시 방문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일부 통장들은 늦은 저녁에까지 찾아와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며 집요하게 대면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서민 통제 더 꽉 죄는 윤석열 강력한 서민 감시 제도는 권위주의 정권의 유산이다 ⓒ김종환

정부는 이 조사가 “주민등록 통계를 정확”히 하고, ‘수원 세 모녀’ 같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 그래도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국가가 국민들의 정보를 많이 수집·관리하는 나라다. 주민등록표상에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 정보가 100가지가 넘는다. 17세 이상 국민이면 지문과 같은 생체 정보도 국가에 제출해야 한다. 날인된 지문은 경찰청이 보관하는데, 사실상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과 같다.

또, 주민등록의 신고나 관리 등에 통장이나 이장 같은 최말단의 관리자를 투입해서 생활 공간 내에서 밀착 감시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런 강력한 주민 감시 제도는 군사 독재 정권의 유산이다. 간첩이나 ‘불순분자’를 용이하게 색출·식별하고 효과적으로 민중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서구 대부분의 나라들은 납세나 선거 등 사안별로 행정적 필요에 따라 주민 등록을 한다. 한국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로 광범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요새는 부동산 계약, 온라인 쇼핑 등 각종 경제 활동부터 핸드폰 개통에 이르기까지 민간에서도 광범하게 실명 연락처를 요구하고 있어, 본명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는다. 그런데도 가가호호 방문해서 더한층 강력한 조사를 벌이는 목적이 의심스럽다.

한편, 정부가 ‘수원 세 모녀’ 사건을 조사 이유로 대는 것은 정말 파렴치하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은 이 나라 복지의 절대적 부족과, 이로 인한 까다로운 선별, 잦은 탈락 위기, 그래서 취약계층이 복지 자체에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가 만들어낸 비극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긴축을 추진하며 노동자·서민 대중의 삶을 공격하고 알량한 복지마저 깎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 정책은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을 확대할 것이다.

위기가 심화하고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커질수록 정부는 권위주의적 수단들에 더욱 의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