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방한했다. 윤석열과 재벌 총수들은 앞다퉈 빈 살만을 만나 그를 극진히 대접했다.

빈 살만은 2015년부터 시작된 예멘 전쟁에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개입을 주도했다. 예멘 전쟁으로 지난 7년간 37만 명이 사망했고, 이 중 70퍼센트가 5세 미만 아동이었다. 세계식량계획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봉쇄로 인해 “예멘인 16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도 예멘인 난민 500여 명이 전쟁을 피해 와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예멘인 난민이 한국 정부의 빈 살만 초청을 비판하는 독자편지를 보내 왔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셰바미입니다. 저는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 살만의 갑작스런 방한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빈 살만은 범죄자이고 사담 후세인과 같은 살인마, ‘도살자’에 불과합니다. 한국이 초청한 이 도살자는 예멘의 자원을 수탈하고 예멘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무고한 여성, 노인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사우디군은 예멘의 결혼식장을 폭격하고, 어린이 등교 버스를 폭격합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처럼 경제도 발전되고 국제적인 지위도 있으며 훌륭한 국민이 있는 유서 깊은 나라에서 빈 살만과 같은 범죄자를 초청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추진한 이번 초청은 인도주의 원칙에 대한 배신이자 이중성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이 범죄자의 피 묻은 돈 없이도 살 수 있습니다.

빈 살만은 결코 아라비아 반도의 대중을 대표하는 자가 아닙니다. 이 자는 그저 예멘과 예멘인들을 억압하는 범죄자 집단을 대표할 뿐입니다. 게다가 이 범죄자 집단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많은 나라에서 내전에 개입하고 테러 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합니다.

11월 17일 윤석열과 무함마드 빈 살만의 오찬 ⓒ출처 대통령실

한국이 초청한 이 자는 범죄자이고 학살자이며 진정한 테러리스트입니다. 굉장히 유감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 정부가 빈 살만을 초청했으니, 한국이 예멘의 희생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이 중동과 진정한 우애와 친선에 기초한 관계를 쌓아 가면 좋겠습니다.

빈 살만은 자국의 대중과 가난한 이들을 수탈하는 알 사우드가를 대표할 뿐입니다. 한국은 왜 이런 자와 거래합니까?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습니다.

빈 살만은 2015년 5월 26일 우리나라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을 명목으로,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명목으로, 이란의 개입을 저지한다는 아랍주의를 내세워 예멘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명목은 거짓에 불과했습니다.

왜 예멘에 전쟁을 선포했을까요? 예멘이 어떠한 외세의 개입도 거부하고 주권을 쟁취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란이든, 이른바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는] ‘사우디 [가문의]’ 아라비아든, 미국이든 어떠한 외세의 개입도 거부합니다. 예멘은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빈 살만이 예멘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예멘이 거부하자, 그는 어떤 예고도 없이 한밤중에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다음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 하에 ‘아랍연합군’이 국제법도 위반해 가며 예멘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는 예멘의 합법 정부가 요청해 개입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예멘 정부의 지도부조차 사우디군이 공격할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군대가 그저 [사우디 주도의] 용병 집단이고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는 많습니다.

이들은 예멘에서 저지르는 살인과 범죄를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각종 거짓말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예멘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복종시키고, 친미 국가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이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 예멘인들은 어떠한 외세의 개입도 반대합니다.

우리는 바로 이 도살자 빈 살만 때문에 난민이 돼 이곳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예멘인들이 난민이 됐습니다. 하지만 많은 예멘인들이 나중에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추방된다 하더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제 자유와 존엄이 박탈된다 하더라도 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자유와 존엄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예멘인도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아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해외의 많은 예멘인들은 이런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자유와 존엄, 인도주의의 원칙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