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금 인상

대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각 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높게 책정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투쟁으로 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의 12퍼센트 인상 계획을 시작으로 발표된 2006년 각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5∼15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등록금 인상률 5∼6퍼센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물가인상률에 비춰봐도 3∼4배 가량 높은 인상률이다.

이제 사립대학들은 대부분 연간 등록금 1천만 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휴학과 학자금 대출은 자연스런 풍조가 돼 버렸다.

그 동안 주요 사립대학들은 수백억∼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월적립금을 쌓아놓고도, 돈이 없다며 발뺌해 왔다. 심지어 이화여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들은 적립금의 이자만으로도 등록금 인상분을 충당할 정도다.

한편 국립대는 기성회비를 대폭 인상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창원대·경상대·부경대 등 지방 국립대들은 기성회비를 20퍼센트 이상 올렸다.

올해부터 국립대들은 서울대가 지난 6년 간 등록금을 2배 가량 인상해 사립대 등록금 수준을 쫓아가는 전례를 따르고 있다.
특히 서울대가 법인화를 앞장서서 추진하기로 하자, 법인화 준비를 위해서는 등록금을 서울대만큼 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 높은 수준의 등록금 인상은 고액의 등록금 때문에 누적됐던 불만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실제 각 대학에서 등록금 인상이 발표되자, 학생들은 “학생을 현금인출기 정도로 취급”하는 “강도짓”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몇몇 대학들에서 투쟁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건국대는 방학임에도, 5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시위가 두 차례나 열렸다. 제주대도 5백여 명의 학생들이 제주시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제 각 대학 학생운동 세력들은 실제로 학생들의 불만을 결집시키는 행동 계획을 정하고 많은 학생들을 참가시키기 위해 열의 있게 조직해야 한다. 경희대·성균관대처럼 총학생회가 학교와 배신적으로 타협한 곳에서는 좌파가 독립적으로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더불어 올해는 학생운동 단체들 사이에서 공동 투쟁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등록금 투쟁 조직 과정에서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위선을 폭로하는 선동을 결합시켜, 학생들 사이에서 대학 간 연대 투쟁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정병호

공동 행동 시기 논의에 대하여

학생운동 진영 내에서 올해 등록금 투쟁의 주요 전술로 대학 간 공동 투쟁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의 논의는 주되게 공동 행동의 시기 문제로 표현되고 있다.

부산대는 “3월 31일 교육부 앞 3만 명 전국 공동 시위”를 주장하고 있고 한총련은 “4월 말 전국 총집중 투쟁”을 말하고 있다. 아쉽게도 두 일정이 결합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한총련은 등록금 투쟁이 ‘경제투쟁’에 그치지 말고 ‘정치투쟁’과 연결돼야 한다면서, “학자투쟁을 계단”으로 “3대 애국운동”[민족대단합, 반전평화, 민족자주]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월 공동 투쟁을 폄하하며, 지자체 선거로 연결될 수 있는 4월 공동 투쟁을 배타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결합은 특정 순서나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와 정서를 충분히 지지하면서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선 투쟁에 동참할 것을 선동하고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총련이 “정치적 의식화 단계”를 기계적으로 설정해, 공동행동 일정을 “4월 말”로만 한정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대학에서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투쟁에 참가하는 3월부터 공동행동을 결합시킨다면 정부에 더 큰 압력을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쟁 속에서 상당수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각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 투쟁 과정에서 시기 문제가 핵심적 논의 사안이 돼선 곤란하다. 시기 문제보다 투쟁의 전술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 학생운동은 대학 당국에 실질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대중적 점거와 같은 전술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공동 행동조차 점거 확대와 같은 전술이 뒷받침돼야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강영만


건국대 등록금 투쟁

1월 23일 전학대회 대의원들이 등록금 동결 투쟁을 결의하고 5백20여 명의 학생들이 본관에서 항의 행동을 벌인 결과 학교당국은 6.4퍼센트 인상안에서 한발 후퇴해 5.3퍼센트의 인상안을 내놓았다. 이어 2월 1일 2차 촛불집회에도 4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2월 1일 교수협의회는 ‘등록금 10퍼센트 이상 인상 요구 성명’을 통해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가인상률을 훨씬 뛰어넘는 등록금 인상률 책정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라 대학당국의 연례행사였다. 교수협의회는 ‘등록금 책정 사안이 …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과 협상할 수 있는 문제냐’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많은 불만을 터뜨렸고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며 1천 명을 목표로 하는 ‘3차 촛불집회’ 등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제안했다.

안정우

 건국대 총학생회장 인터뷰

 “연대가 필요합니다”

- 건국대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인가요?

학생들은 해마다 오르는 등록금 때문에 “등록금을 내지 못해 군대에 가야만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불만 때문에 등록금인상 반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2천여 명의 학생들이 가입했고 온라인 서명운동에는 현재 1천8백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군대에서 투쟁을 지지하는 편지를 보내 주는 학우들도 있습니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나서 건대입구역 주변의 거리로 행진을 벌였는데 거리에 있던 학생들이 함께 팻말을 들고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습니다.


- 그 동안 어떻게 투쟁을 조직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 계획입니까?

서울캠퍼스와 충주캠퍼스 학생들이 함께 재단에 맞서 싸우자고 한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건국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거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록금인상반대 커뮤니티를 홍보했습니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모든 과에 촛불집회를 하자고 홍보하고 조직했습니다. 모든 단과대와 과 학생회장들이 직접 학생들을 일일이 만나는 등 열심히 노력한 결과 6백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집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행동에 대해 평가하고 이후 투쟁을 결의하는, 1천 명 이상 참여하는 3차 촛불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그리고 신입생들에게 새터나 예비대학에서 등록금 투쟁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신입생들이 집회에 참가한다면 훨씬 더 규모 있는 행동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끼리도 연대가 필요합니다. 교육을 시장에 내놓는 정부의 교육정책을 바꾸고 사립학교들을 진정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도 대학생들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각 대학들의 모범적 투쟁사례들을 나누고 경험이 없는 학교의 학생들을 위해서도 대학생들이 뭉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강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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