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3대 정유사 앞 화물연대 파업 집회:
고유가로 정유사들은 돈 잔치, 운송 노동자 임금은 쥐꼬리

차량 번호판을 목에 걸고 차디찬 바닥에서 농성을 시작한 화물 노동자들 ⓒ유병규

파업 중인 화물연대 소속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오일탱크로리(정유제품 운송)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 있는 각사 본사(혹은 서울지사) 앞에서 농성에도 돌입했다.(각 지역 거점 투쟁도 계속 병행한다.)

이 노동자들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안전운임제 확대·지속을 요구하는 전체 차원의 요구 뿐만아니라 각 정유사에게도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사 측은 교섭장에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손잡고 강경하게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이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해 ‘국민 피해’를 내고 있다며 맹비난 하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로 노동자·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4대 정유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무려 10조 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흑자 규모는 전년 대비 150~250퍼센트나 올랐다.

반면, 화물 노동자들은 정부가 지급하는 유가보조금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각종 차량 유지비가 오르고, 물가와 금리가 올라 기본적인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은 줄어 든 수입을 벌충하고자 많은 업무를 감당하려면 과로에 시달리고, 과속을 하게 되는 등 안전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윤석열이 화물 노동자들을 때려잡아서 지키려는 ‘국민’과 ‘경제’는 대기업주들과 기업 이윤이다. 생계비 위기에 고통받는 청년, 대학생, 노동자 등 평범한 사람들이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이고, 이 지지가 더 커져야 하는 이유다.

이른 아침부터 서울역, 을지로, 역삼역 부근에 차려진 농성장에 모인 화물 노동자들은 원청 정유사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들을 대변해 화물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부를 성토했다.

이 노동자들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때 에쓰오일 화물 노동자들이 첫 파업에 나서 승리하자 자신감을 얻고 노동조합에 새로 가입했다.

현대오일뱅크 서울지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황병호 화물연대 현대오일뱅크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파업 14일째인데 원청인 현대오일뱅크가 꿈쩍도 안 한다. 우리를 얼마나 무시하는 거냐! 우리는 요구안을 관철할 때까지 싸울 거다!”

김근영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장은 “진짜 주인 현대오일뱅크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물연대 현대오일뱅크지부 황병호 지부장 ⓒ유병규
사측에 교섭 요구하는 현대오일뱅크 화물 노동자들을 막아선 경찰들 ⓒ유병규

SK에너지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한 화물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몇십 년간 자본가와 권력자들의 삶은 평안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도 나아지겠지’하며 사측의 무리한 요구에도 버텼다. 그런데, 이 삶에 우리가 어떻게 만족할 수 있겠냐!”

SK에너지는 올해 상반기 영업 이익이 4조 원에 달해 4대 정유사 중 가장 높다!

을지로 부근 SK에너지 본사 앞에 모인 SK에너지 화물 노동자들 ⓒ유병규
을지로 부근 SK에너지 본사 앞에 모인 SK에너지 화물 노동자들 ⓒ유병규

GS칼텍스 본사 앞 농성장에 모인 GS칼텍스 화물 노동자들은 사측더러 교섭에 나올 것을 요구했는데, 경찰과 사측이 본사 건물을 막아 섰다.

한 노동자는 “윤석열이 화물 노동자를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사측이 윤석열 뒤에 숨어 있다”고 규탄했다. 정부가 화물 노동자들을 거세게 공격하자 정유사들도 이토록 뻔뻔하게 나오는 것이다.

정유 3사 화물 노동자들은 원청이 윤석열 정부의 화물 파업 탄압을 지켜보며 정부와 공조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노동자들은 울분을 터트리며 “사측을 비호하고 노동자 외면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노동자 탄압하는 윤석열은 물러 나라” 하고 구호를 외쳤다.

역삼역 부근 GS칼텍스 본사 앞에 모인 GS칼텍스 화물 노동자들 ⓒ유병규
“정유사 배불려주느라 운송 노동자 등골 빠진다” 4대 정유사 영업이익은 10조 원을 넘었다 ⓒ유병규

“화물 파업 승리가 제 삶에도 도움이 됩니다”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은 정유 3사 화물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지지 방문해 집회에 참가했다.

대학생 임재경 씨는 12월 3일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서 화물연대 파업이 커다란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12월 3일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서] 여러분의 파업이 얼마나 정당한지 알릴 수 있는 발언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엄청난 박수와 지지를 받았고, 이 발언 영상은 벌써 조회수 10만 회가 넘었습니다! 여러분의 투쟁은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퇴진 운동에 동참하며 화물 파업에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는 대학생 임재경 씨 ⓒ유병규

대학생 강혜령 씨의 진솔한 지지 발언에도 공감이 컸다.

“화물 노동자들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는데, 학생이지만 그 말에 참 공감이 갔습니다. 여러 번 오른 전기세, 가스비, 금리 때문에 정말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아르바이트도 빼고 화물 파업 집회에 참가했는데, 최저임금 9160원 받고 몇 시간 일할 바에야 하루 빼고 여러분의 투쟁에 연대하는 게 더 가치 있고 제 삶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들은 “화물 파업 정당하다”, “운송료를 인상하라”를 연호하며 연대를 다졌다.

기업주들의 이윤을 위해 경제 위기 고통 전가 공격을 개시한 윤석열 정부는 화물 노동자들의 생계비 저항이 커다란 반윤석열 정서와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연대가 더 넓게 확산돼야 하는 이유다.

12월 7일 오전 서울역 부근 현대오일뱅크 서울지사 앞에서 모여 원청에 책임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현대오일뱅크지부 노동자들 ⓒ유병규
12월 7일 오전 서울역 부근 현대오일뱅크 서울지사 앞에서 모여 원청에 책임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현대오일뱅크지부 노동자들 ⓒ유병규
화물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걸린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과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현수막 ⓒ유병규
화물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방문해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과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 ⓒ유병규
“진짜 주인 현대오일뱅크가 나서라”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김근영 위원장 ⓒ유병규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노동자 연대> 신문 호외를 읽고 있는 화물 노동자들 ⓒ유병규
화물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방문해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과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 ⓒ유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