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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잔인하고 더 위험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12월 5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오데사에서 일어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출처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DSNS)

겨울이 되면 교전이 다소 잦아들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예측이 무색하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10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등을 공격하고 있다. 헤르손 철군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공격 방식이다. 이 야만적인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은 추위와 어둠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2월 14일 러시아군은 모든 전선에서 포격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도 몇 주 만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얼마 전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12월 5일 모스크바 남동부에서 불과 185킬로미터 떨어진 랴잔시 인근의 비행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연료 트럭이 폭발해 3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러시아의 옌겔스 공군 기지, 다음 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90킬로미터 떨어진 쿠르스크의 비행장도 공격받았다.

〈뉴욕 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그 드론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출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개전 이래 러시아 영토의 가장 깊숙한 곳을 타격한 것이다. 공격을 받은 옌겔스 기지는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Tu-95 전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폭격기는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공격하는 데 이용됐다.

전략폭격기라는 것은 핵 전력의 일부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이 공격은 러시아를 더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패트리엇 미사일

실제로 푸틴은 다시 핵전쟁 위험을 운운하기 시작했다. 12월 9일 푸틴은 ‘예방적’ 핵 타격을 시사했다. “잠재적인 적수가 선제 타격론을 쓰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거기서 제기되는 위협에 관해 곱씹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잠재적인 적수”는 미국을 뜻한다.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를 핵 위협에 대한 방어용으로만 쓰겠다는 대선 공약을 뒤집고, 비핵 위협에 대응해서도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핵태세검토보고서를 10월 말에 발표한 바 있다. 핵전쟁의 위험이 푸틴으로부터만 나오는 게 아니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하려 한다. 국방부 장관과 바이든의 승인만 남은 상태이고, 승인될 공산이 클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고, 사거리가 길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표적도 타격할 수 있다.

그전까지 미국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는 젤렌스키의 요청을 거듭 물리쳐 왔다. 미국 자신도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이 야기할 확전 위험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상황 논리에 의해, 더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의 공습 강화에 직면해 그 위험한 무기를 지원하려 한다.

그리고 패트리엇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인들을 더 안전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를 상당한 확전 행위로 간주할 것이고 전쟁은 더 격화될 것이다. 방어가 취약한 곳에 대한 공격이 더 늘어날 수 있고, 러시아는 미사일 방패를 무력화하려고 더 파괴적인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배치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인력을 양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도 조속한 평화 협상을 전망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그 대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 평범한 사람들이 치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위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노년층이 평소보다 더 사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과 한국 등 친서방) 진영과 러시아 모두에서 자국 정부의 제국주의적 전쟁 노력과 그에 대한 지원에 맞서는 투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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