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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하게 출구를 찾는 부시

부시는 신년 국정연설의 절반을 이라크에 할애했다. 2005년처럼 장황하게 국내외 정책들을 설명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것은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부시의 자신감을 보여 주는 것일까? 〈워싱턴 포스트〉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이라크 전쟁이 부시 정부의 능력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보여 준 것일 뿐이다.”

부시는 어쩌면 이란이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소재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여기서도 전망이 밝진 않다. 여론 조사를 보면, 비록 미국인의 3분의 2가 이란 제재에 찬성하지만, 동시에 과반수가 군사 공격에 반대한다.

이라크 침략 전에 압도 다수의 미국인이 “사담 후세인이 알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다”고 믿고 침략을 찬성했던 것을 보면, 부시 입장에서는 아주 나쁜 출발이다.

다른 한편, 부시는 국정연설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말을 했다. 그는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하며 대안 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좌파 웹진 〈카운터 펀치〉가 입증했듯이 그의 주장은 위선이다. 그가 그토록 친환경적이라면 왜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는가? 부시가 자신의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깨끗한 핵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시의 황당한 제안을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카운터 펀치〉 편집자 알렉산더 콕번이 지적했듯이 이것은 베트남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2기 닉슨 정부가 이미 써먹은 수법이다.

닉슨은 1970년 베트남 전쟁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서 느닷없이 환경보호 구호를 들고 나섰다. 물론 이런 책략은 워터게이트 스캔들 때문에 별 소득이 없었다.

콕번은 “부시가 화요일 밤 말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나는 그가 [닉슨과] 똑같은 책략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고 지적했다.

신년 국정연설은 부시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궁지에 몰려 있는지 보여 준 또다른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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