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전기 요금은 지난해 20퍼센트가량 인상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9.5퍼센트 인상됐다.(4인 가구당 4000여 원) 1년 새 무려 30퍼센트나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평균 한 달 전기 요금은 부가세를 포함해 5만 7000원대에 이르게 됐다.

산업자원부는 한전 적자를 메우려면 전기 요금을 킬로와트시당 51.6원(4인 가구 기준 1만 5350원) 인상해야 한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향후 전기 요금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가스 요금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무려 38퍼센트 인상했는데, 산업자원부는 올해 가스 요금을 지난해 인상분의 1.5배에서 1.9배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초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서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자 각 지자체들도 덩달아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4월 말경부터 300원씩 인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와 여야가 올해 예산에서 지하철 노인 무임 승차 지원을 하지 않자 서울시장 오세훈은 곧장 그 비용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나섰다. 서울지하철 요금 인상은 전체 인구의 과반이 사는 수도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노동자 연대>

이외에도 택시 요금, 상하수도 요금, 종량제 쓰레기 봉투 요금 등의 인상이 여러 지자체들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공공요금 인상은 올해 물가 인상을 이끌 핵심 요소이다.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는 올해 물가가 3.5퍼센트 오를 것이라고 했는데, 공공서비스 인상이 가장 큰 요인을 차지했다.

공공요금 인상은 정부의 긴축 공격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정부는 기업과 부자를 위해서는 막대한 감세 혜택을 주면서 공공서비스 요금을 낮추기 위한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에너지 가격 인상 속에 한전과 가스공사 등의 적자가 크게 늘었지만 정부는 재정 지원은 하지 않았다. 되레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지난해 2306억 원에서 올해 1910억 원으로 17퍼센트 줄어들었다.

반면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정유사와 민간 발전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정부는 기업에 대해서는 전기 요금 수조 원을 할인해 주고 있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을 서민 주머니를 털어 뜯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평범한 사람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불만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월급 빼고는 다 올라요. 이번 정부는 서민 다 때려잡으려고 작정했나요.” “물가가 장난 아니다. 이런 못된 정부가 다 있나.”

지난해 국제적으로 석유·가스 가격이 인상되자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상품가격 인상으로 메우며 물가가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삭감됐다. 올해는 아예 정부가 나서 공공요금을 올리고 있으니 이에 대한 반감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불만을 대변해 저항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정의당과 노동당은 이제까지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반대하지 않아 왔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지가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는 것은 기후 위기 대응에 효과가 없고, 기업과 정부에 맞서 대중운동을 건설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해악적이다. 이런 운동 진영의 약점은 정부가 전기·가스 등의 요금 인상을 이렇게 급격하게 추진하는 데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다.

반갑게도 최근 진보당은 회피적인 기존 입장을 바꿔 공공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진보당은 서민을 위해 전기·가스 요금 동결, 에너지 재난지원금 10만 원 한시적 지급, 에너지 바우처 대폭 확대를 요구했고, 대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기업 특혜 폐지,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동시에 공공요금 인상에 맞서는 대중적 투쟁이 전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