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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탱크 지원은 중대한 확전 행위

무서운 진전 1월 24일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을 시사한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와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오른쪽) ⓒ출처 나토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중전차를 지원할 것이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더한층 심화된 것이다. 이 무서운 진전은 러시아가 더한층 강력한 무기로 대응할 가능성과 핵무기가 동원될 위험성을 키운다.

이런 급격한 군사력 지원 증강은 이번 주 초만 해도 불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미국 바이든 정부가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면이 결정적으로 변했다.

그전까지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 총리 올라프 숄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전차 지원을 주저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나토가 직접 충돌할 위험을 키울까 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월 25일(현지 시각) 숄츠는 일차적으로 레오파르트2 탱크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이 결정이 “독일의 가장 가까운 유럽·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라고 했다.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녹색당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보내 그곳에서 더 많은 살상이 벌어지게 하라고 앞장서 촉구해 왔다. 녹색당 소속 하원 부의장 카트린 괴링-에카르트는 트위터에서 이렇게 환호했다. “흑표범[레오파르트]이 풀려났다!”

공세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돈바스 지방과 가능하다면 크림반도에서 공세를 키울 수 있도록 이런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미국과 독일의 이번 공동 결정은 연초에 그들이 전쟁을 키운 방식을 답습한 것이다. 당시에도 양국은 보병전투차량 지원을 공동 발표했다.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르더 장갑차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숄츠는 마르더 장갑차 지원이 “무서운 확전”을 뜻할 것이라고 독일 의회 외교위원회에 말했다. 이제 숄츠는 그런 결정을 승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훨씬 멀리 나아갔다.

독일은 폴란드군의 레오파르트2 탱크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허가해 달라는 폴란드의 요청에도 청신호를 보내려 한다. 그에 앞서 1월 24일 네덜란드 총리 마르크 뤼터는 독일에게서 대여한 레오파르트2 탱크 18대를 구입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영국은 수많은 죽음을 초래할 이런 지원에서 이미 한참 앞서 있다. 1월 16일 영국 국방장관 벤 월리스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앞당길, 개전 이래 가장 중대한 전투 지원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챌린저 탱크 14대가 포함됐는데, 서방 강대국들 중 최초로 탱크를 지원한 것이다.

〈텔레그래프〉지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200대 가까이 보내려 한다”고 보도했다.

모든 곳에서 군수 생산과 군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전쟁 기구가 “2년 안에 포탄을 500퍼센트 증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재래식 탄약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막대한 돈이 투입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부족분을 채우고 앞으로의 갈등에 대비한 재고를 비축”하는 데 쓰일 것이다.

한 미국 육군 보고서는 이러한 군비 지출 증대가 미국 군수 산업 기반에 있어서 “거의 40년 이래 가장 과감한 현대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힌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 러시아군 철군, 나토에 의한 확전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떼돈 버는 ‘죽음의 상인들’

독일의 핵심 군수산업체 라인메탈은 확전 몰이에 환호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라인메탈은 “무기 재고를 방출하고 고객들의 무기 재고를 개선시켜 주고, 고가의 포탄을 한꺼번에 대량 판매할 수 있다.”

“진정한 수확은 부품·포탄 공급 계약일 것이다. 이런 계약들은 대개 원천 판매 수익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다 준다.” 포탄 한 발의 가격은 약 6000~7000유로[약 800만~900만 원]이고, 탱크 한 대는 보통 40발 이상을 싣는다. 모든 탱크가 포탄을 하루에 20발씩 쏜다면, 탱크 한 대당 한 달에 약 100만 유로[약 15억 원]의 수익을 내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비정하게 논평한다. “비용은 섬뜩한 사망자 수와 유가족의 수로도 수량화될 것이다. 하지만 사상자 수와 더불어 풍부한 자금과 우월한 기술이 재래식 전투를 결정짓는다.

“유럽 군대의 120mm 포탄 재고를 보충하는 비용은 이미 63억 유로[약 8조 원]에 달할지도 모른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와 대다수 유럽 국가의 지도자들과 함께, 독일이 기존 입장을 바꿔 레오파르트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환호할 것이다.”

한편 이번 주 미국 무기 기업들은 살육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 에이브럼스 전차와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생산하는 제너럴다이내믹스(GD)는 “전투 체계 사업”으로 2022년 4분기 판매 수익이 22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전년도 동기 대비 15.5퍼센트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에 미국 육군은 1억 8000만 달러[약 2200억 원] 규모의 주력 전차 에이브럼스 개선 사업 계약과, 1억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스트라이커 장갑차 개선 사업 계약을 제너럴다이내믹스와 체결했다.

    제너럴다이내믹스는 2022년 4분기 동안 도합 9억 9200만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이윤을 남겼다.

  • 스팅어 미사일과 재블린 미사일을 생산하는 레이시온 테크놀로지는 2022년 4분기에 수익이 곱절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CEO 그레고리 헤이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사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미국 정부는 레이시온 테크놀로지가 생산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미국 정부와 계속 공조하고 있다”고 헤이스는 밝혔다.

  • 록히드마틴은 2022년 4분기 판매 수익이 190억 달러[약 23조 4000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7퍼센트 이상 는 것이다. 록히드마틴의 수익이 는 것은 F-35 전투기 프로그램을 대거 판매한 덕이다.

    여기에 더해 전술 미사일, 타격 미사일 판매로 1억 1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하이마스(HIMAR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로 발사한 중거리 유도 다연장로켓(GMLRS)도 포함돼 있었다.

여기서 끝날까? 서방의 무기 지원 강화는 핵전쟁 위험을 키운다. 미군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 ⓒ출처 미 육군

질질 끄는 유혈 낭자한 대리전

러시아는 11개월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이 무모하고 반동적인 시도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으로 저지되고 일부 후퇴하기도 했다. 교착 상태에 뒤이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남부에서 거북이 걸음으로 전진하면서 양측 모두에서 막대한 사상자가 나왔다.

그러는 동안 러시아는 계속된 포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를 초토화시켰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나토 확장을 심화시키는 방법으로써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퍼줬다. 러시아에 굴욕을 주고 나토를 더 확장하겠다는 이런 욕망은 애초에 이 전쟁이 발발한 원인의 하나였다. 러시아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미국의 주요 경쟁자인 중국과의 대결에서 발판이 될 것이다.

더 최근에 우크라이나군은 나토의 최첨단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군을 상대로 한 이후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크라이나는 대리전의 장기짝이 돼 서방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서방의 전쟁 목표를 위한 총알받이가 됐다.

이 충돌은 금방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미국은 러시아에 손실을 입히고 러시아의 무기 재고를 바닥내는 데에 기뻐하고 있다. 푸틴은 이 전쟁에서 물러났다가는 권좌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희망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나토 회원국 모두에서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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