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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의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말한다:
지진의 후폭풍이 튀르키예 정부를 강타하다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시(市)에서 구조 작업 중인 구조대원들 ⓒ출처 ECHO (플리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의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구출하려는 시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구조대는 2주 가까이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했다. 넓은 지역에서 벌어진 참사로 시리아 북부와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최소 4만 4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번 진도 7.8의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더 늘 듯하다. 2월 21일 현재 구조 활동은 마라시·하타이 두 지역에서만 계속되고 있다.

정부 지원이 너무 늦게 와서 사람들은 스스로 구조 활동을 조직해야 했다.

희생자들의 시신의 온기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도, 이 불행을 이용해 먹으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자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 지난주 미국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은 튀르키예를 방문해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블링컨이 약속한 1억 달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붓는 막대한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블링컨은 이번 방문을 기회 삼아, 튀르키예 대통령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거부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미흡한 재난 대응으로 다시 치솟은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히려 하고 있다.

세기의 재난

튀르키예 도시 이스탄불에서 활동하는 혁명적사회주의노동자당(DSİP)의 로니 마르굴리에스는 이렇게 말했다. “친정부 성향 TV 방송들은 이번 지진을 ‘세기의 재난’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재난을 피할 수 없는 자연 재해로 규정해, 이토록 많은 사망자를 낸 것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에르도안이 모면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은, 정부가 내진 설계를 위한 규제 등 피해 방지 조처를 취하라는 경고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에르도안은 돈만 낸다면 얼마든지 위험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특권을 기업들에게 줬습니다.

“뻔뻔하게도 에르도안은 이렇게 큰 지진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을 똑똑히 본 사람들에게 이런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대응

“정부가 더 많은 대비를 할 수 있었고 해야 했으며, 범죄적으로 굼뜨게 대응했다는 것을 모든 튀르키예 사람이 압니다.”

현재 튀르키예 정부는 얼마 안 남은 선거를 연기하려 한다. 투표장에서 일 정치적 후폭풍을 피하려는 후안무치한 시도다.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분노의 초점이 될 공산이 크다.

마르굴리에스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대선·총선 날짜가 5월 14일로 발표됐습니다.

“정부 대변인은 마치 지진이 난지 얼마 안 돼 선거를 치르는 것이 잘못된 일인 양 말합니다.

“그들은 선거를 연기하려 들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선거를 하면 에르도안과 그의 당이 참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시리아 사람들은 이제서야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은폐하려는 권력자들의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