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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에 부딪힌 노동시간 개악:
직무성과급제 추진 시도도 좌절시켜야

윤석열 정부 ‘노동 개혁’의 핵심 중 하나인 노동시간 유연화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될 공산에 빠졌다. 정부의 안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 사회로 내몰 것이 뻔해, 반대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또다시 ‘유체 이탈’ 화법으로 노동시간 개악안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노동 개혁은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 체계를, 기업에게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증대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은 2가지 목표, 임금 억제와 투쟁 억제를 통해 자본가들의 이윤과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동시간 유연화뿐 아니라 ‘노동 개혁’의 또다른 핵심인 임금 체계 개편도 저지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와 기업주들은 노동자들 사이의 ‘임금 격차 해소’, ‘공정과 상생’ 운운하며 직무성과급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사혁신처장 김승호는 공무원 사회도 “능력주의에 입각해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성과와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에서부터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해 이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려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호봉제를 약화시키고 나아가려는 방향은 노동시장 전반에 능력주의·성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와 고령화 시대에 호봉제가 마치 ‘만악의 근원’인 것처럼 취급한다. 호봉제는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다.

또 직무급·성과급 등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면 개별적인 능력과 실적 격차를 보상한다는 명목으로 전반적인 생산성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개인 실적(성과)을 빌미로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시키면 장기적으로 평균 임금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 실적 기준이 계속 올라갈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끼리 제로섬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임금 체계는 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는 목적도 크다. 사용자들이 성과 평가를 통해 누구에게는 임금을 더 주고 또 덜 줄 수 있다면 줄 세우기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떠들고 있는데, MZ세대조차 직무성과급제가 공정한 보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긴다. MZ세대 노조를 표방하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노동시간 개편뿐 아니라 임금 체계 개편에도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알려지자,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식이 3월 15일 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윤석열은 “투쟁으로 올라가는 임금 상승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결국 노동자들의 집단적 대응을 통한 임금 상향 억제가 직무성과급제 추진의 핵심 목표다.

임금 억제와 노동자 간 경쟁을 강화시키는 직무성과급제를 폐기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