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오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인천지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임금 인상, 인력 충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서울시청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전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윤석열 정부와 교육감들의 비정규직 차별을 규탄하며 3월 31일 하루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소속 노동자 2만여 명이 서울 도심을 비롯해 각 시도 교육청 앞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임금 대폭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급식실·돌봄교실 인력 충원 및 상시전일제 전환을 요구했다.

3월 31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파업 대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노동자들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특히 노동자들은 20년을 일해도 월급이 300만 원이 안 되는 비정규직의 처지에 분개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는 느는데 임금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 취급한다. 이에 노동자들은 “우리가 없으면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울분을 쏟아 냈다.

서울에서 열린 파업 집회(학교비정규직노조는 시청역 인근에서 수도권 집중 집회, 교육공무직본부는 서울교육청 앞에서 서울지부 집회)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와 성토의 장이었다.

3월 31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수도권 노동자들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고물가와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층의 생계 위기가 심각하다. 그러나 윤석열은 수당 없는 노동시간 연장 시도 등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려고 한다. 파업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이를 거세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 위기 해결 능력은 없[으면서] … 쓰레기 같은 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노동개악 꿈도 못 꾸게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이미선 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장)

노동자들은 교육청들의 무시로 지난해 임금교섭이 해를 넘기고 있는 것에도 분통을 터트렸다. 여전히 교육청들은 치솟는 물가에 턱없이 모자라는 임금 인상율(약 2퍼센트)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보수 교육감 뒤에 숨어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진보 교육감들도 지탄받았다.

“물가는 폭등하는데 [임금교섭 지연으로] 우리 임금은 동결돼 살기 힘듭니다. [보수 교육감들 핑계 대지 말고]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적극 나서야 합니다.”(조순옥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장)

3월 3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파업 대회 ⓒ신정환

최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폐암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32퍼센트가 폐 이상 소견자로 나타났고 341명은 폐암 확진 또는 의심 판정을 받았다. 충격적인 결과에도, 교육부는 제대로 된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당장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13년째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8월 폐암 판정을 받고 회복 중인 노동자(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가 힘겹게 그러나 절절하게 발언했다.

“업무가 끝나면 높은 노동강도로 손이 떨릴 정도라 신규 채용자 절반 이상이 못 견디고 나가고, 그 빈자리를 퇴직자들이 대체 인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식수 인원이 학교 급식실의 절반인] 관공서 배치 기준에 맞게 인력을 충원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가 무리한 겁니까?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리실 시설도 개선돼야 합니다.”

폐암

한편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인천 조합원들은 집회 시작 전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행진을 했고, 서울 조합원들은 서울교육청 앞에서 행진해서 시청역 앞 집회 장소로 들어왔다.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를 지나던 많은 직장인들이 우호적인 시선으로 노동자들의 요구와 모습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손을 흔드는 행인들도 있었다.

3월 31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자들이 총파업 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임금 인상, 인력 충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승진

윤석열 정부는 최근 일제 강제동원 해법과 노동시간 연장(주 69시간) 시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은 30퍼센트대로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60퍼센트대로 올랐다.

매주 토요일 서울에서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이 참가하는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고, 한일 강제동원 합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도 여러 차례 열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성과를 낸다면 윤석열에 맞선 저항을 일보 전진시키는 데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열악한 처지에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인력 충원 투쟁은 생계비 위기 시대에 많은 노동자들의 염원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떠들며 저임금 노동자를 위하는 척하는 게 역겨운 위선임을 보여 주는 효과도 낸다.

오늘 파업을 발판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 성과를 얻어 내길 바란다.

3월 3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파업 대회 ⓒ신정환
3월 31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자들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3월 31일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파업 대회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3월 31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수도권 노동자들이 파업 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임금 인상, 인력 충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