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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전광훈을 떼어낼 수 있을 것인가?

국민의힘(국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극우 목사 전광훈 문제로 국힘의 내홍이 커지자, 국힘이 전광훈과 단절할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당 중진들이 전광훈과 유착한 최고위원 김재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지만 대표 김기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전광훈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한 대구시장 홍준표를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이것이 윤석열의 뜻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런데 전광훈이 국힘에 ‘공천권 폐지’를 요구하고 국힘 가입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히자, 국힘 지도부는 전광훈과 거리 두기를 하며 당이 전광훈과 무관하게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입당원서에 추천인으로 전광훈 목사를 기재한 당원 981명에게 이중당적 보유 금지에 관한 안내 문자를 발송하겠다고 한다. 탈당은 권유해도 출당을 시키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국힘 지도부가 김재원에게는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는데,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재원이 이를 거부할 경우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재원이 설사 징계를 받는다 해도 국힘이 극우 세력과 단절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힘은 늘 당 밖 극우 세력과 유착해 왔다.

현 대표 김기현을 포함해 국힘 정치인의 다수가 문재인 정부 때 우익 반정부 집회를 조직한 전광훈을 지원했었다.

여당이 된 지금은 총선에 불리할 것 같자 전광훈과 거리를 두려 한다.

국힘과 전광훈은 악어와 악어새 공생 관계일까?

전광훈은 2019년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우파 집회를 수차례 조직하면서 우파를 결속시키는 행동 대장으로 떠올랐다. 정권 교체 뒤에는 윤석열 퇴진 집회에 반대하는 광화문 집회를 조직하고, 다른 곳에서 열리는 우익 집회에 자금 등을 지원해 왔다.

극우 중 전광훈처럼 동원력과 자금력이 큰 사람은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8.15 광화문 집회 때 많은 대형교회의 극우 목사·장로들이 나서서 신도를 동원하며 전광훈을 지원했다. 극우 목사들과 정·재계의 우파들이 전광훈이 조직한 집회들에 자금을 지원했을 것이다.

전광훈은 미국 의원이 낸 ‘한반도 평화 법안’에 반대해 미국 의회에 로비 활동을 해 왔다. 전광훈 목사 아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자유일보〉는 올해 2월 미국 로비업체와 8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계약을 했다(〈노컷뉴스〉 2월 23일 자). 이런 활동 자금의 원천은 숨겨져 있다.

전광훈은 개신교 극우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주류 우파 정치인들과 연계를 키워 왔다.

윤석열은 대선에서 보수 복음주의 측의 지원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광훈과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고모인 목사 김혜섭(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이 전광훈과 극우 유튜버들에게 후원금을 보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주간경향〉 1509호).

윤석열이 취임식에 극우 유튜버들을 초청하고 극우 인사들을 영입했다가 여러 차례 논란이 벌어졌다.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됐다가 동성애·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사임한 김성회는 전광훈이 창간한 〈자유일보〉의 논설위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 전광훈과 함께 활동했던 김문수는 경사노위 위원장이 됐고, 최근 다시 전광훈을 옹호했다.

경제적·정치적·지정학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기에 주류 우파와 극우는 때로 긴장과 갈등을 빚어도 그들의 연계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