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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확전에 일조하는 범죄 행위다

군사 지원은 단순한 무기 제공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출처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서방 대 러시아, 제국주의간 전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발 담그려 한다.

윤석열은 4월 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였다. 그러나 이번에 윤석열은 비록 ‘대규모 민간인 공격’ 등 전제 조건들을 언급했지만,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이 시사한 군사 지원은 당분간 무기 제공으로 진행될 테지만, 이는 단지 물건만 가는 게 아닐 것이다. 지금 나토군이 하는 것처럼, 한국이 무기 사용을 위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일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향후 전황 등에 따라서는 윤석열의 군사 지원은 파병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그동안에도 한국 정부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무기를 지원해 왔다. 그러나 미국 지배자들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원하기를 바라 왔다. 이런 압박은 얼마 전 폭로된 윤석열 정부 고위 관료들의 대화 도청 내용에도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자신이 미국 대 중국·러시아 간 힘겨루기 싸움에서 미국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언급도 그 일환이다.

윤석열과 한국 대기업 등 지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지속되면서 계속되는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의 희생은 안중에 없다. 한일 군사 협력 복원을 위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내친 것처럼 말이다.

윤석열의 선택은 곧장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분쟁에 확실하게 개입”하는 것이며 이를 “반(反)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전 대통령이자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북한 손에 쥐어지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며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같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도 밝혔다. 이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유사시 주한미군의 개입까지 거론되는 첨예한 미·중 갈등 국면을 고려한다면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한반도 긴장 고조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의 노동자·서민에게 고통을 가중시킨다. 직접적인 물리적 위협뿐 아니라, 턱없는 복지 예산을 갉아먹으며 계속해서 늘어가는 국방비만 봐도 그렇다.

제국주의 경쟁과 전쟁은 전 세계 평범한 사람들에게 재앙일 뿐이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등지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이 대리전을 통해 개입해, 끔찍한 파괴와 학살, 난민 위기 등을 초래한 사례를 떠올릴 수 있다.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반대해야 한다. 진정한 평화는 러시아에서든, 서방에서든, 한국에서든 어디에서나 자국 정부의 전쟁 지원이나 참여에 반대하는 대중적 반전 운동을 통해 찾아올 것이다.

평범한 노동자·서민에게 제국주의 전쟁은 재앙일 뿐이다 ⓒ조승진

‘죽음의 세일즈맨’

최근 폭로된 미국 기밀문서에는 한국이 155밀리미터 포탄 33만 발을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우회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 있었다. 4월 17일 MBC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 진해항에서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군수 물자 이동이 있었다.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요청으로 155밀리미터 포탄 10만 발을 미국에 제공했다.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양의 탄약을 제공하는 미국이 자국의 재고를 한국산 포탄으로 채운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후 무기 수출로 전쟁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를 보면, 지난 5년간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74퍼센트나 증가했다.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세계 9위에 달한다.

한국 무기 수출 규모를 끌어올린 최대 주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숙이 발 담그고 있는 폴란드다.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규모에서 미국,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폴란드는 지난해에만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50대 등 총 20조 원 규모의 무기를 한국으로부터 사들였다.

지난달 〈로이터〉는 한국의 K9 자주포 부품이 쓰인 폴란드의 크라프 자주포가 한국 정부의 승인 아래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한국은 폴란드에 기관총탄, 전차탄 등 탄약류 430만 발 이상을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뿐 아니라, 러시아에 인접한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 여러 나토 회원국들도 한국산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정부는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고 부인해 왔지만, 이미 한국산 무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청년 사병들을 죽이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윤석열은 심지어 군수산업을 한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