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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다

철도 파업이 아쉽게 끝났지만, KTX 여승무원 노동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민세원 KTX 여승무원 노조 지부장을 만나 파업의 의미와 요구를 인터뷰했다.

동지들의 단호한 투쟁이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왜 싸움에 나서게 되었나요?

철도공사는 그 동안 계약직으로 일해 온 우리를 다시 KTX관광레저에 위탁하려고 해요.

공사가 승무원 한 사람 몫으로 한 달 평균 2백48만 원을 지급하는데, 위탁회사가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우리 손에는 겨우 1백40만 원 정도가 들어와요. 위탁회사는 비용을 줄이려고 기를 쓰기 때문에 안전교육도 엉망이고, 근무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죠. 그러니 응급환자나 안전사고라도 생기면 대처능력이 떨어져서 그 피해가 승객에게 가지 않겠어요?

입사할 때 위탁회사는 준공무원 대우를 약속했고, 평생 근무할 수 있다고 온갖 듣기 좋은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죠. 우리는 단지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입사했거든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너무 부당하다는 걸 알게 됐죠. 우리의 요구는 단순해요. 철도공사가 외부 위탁을 주는 것 때문에 생긴 부당함을 바꾸라는 거에요.

철도노조의 파업복귀 후에도 강력하게 싸우고 있는데요?

철도노조의 복귀선언을 듣고 불안했던 게 사실이지만, 부산 동지들과 합치하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어요. 그리고 우리는 애초부터 철도노조 파업이 끝나더라도 우리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독자적으로 계속 파업할 계획이었어요.

철도노조는 우리를 조합에 가입시켰고, 지금도 연대해 줘서 여전히 고맙게 생각해요.


정부의 ‘위탁회사 정규직화’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래 봐야 달라질 게 없어요. 철도공사가 승무원 한 사람 몫으로 자회사에게 주는 돈은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자회사는 받은 돈 가운데 지출을 최대한 줄여서 수입을 늘리려고 하죠. 그러니 설령 위탁회사 정규직이 된다고 해도 임금과 근무조건이 전혀 나아지지 않을 거에요. 고용불안도 없어지지 않겠죠. KTX관광레저는 언제 사라질지도 모를 부실 회사거든요.


철도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당장 공사 정규직화가 어렵다면 ‘정규직화를 전제로 한 철도공사 직접계약’을 요구했는데 공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요. 사실 그렇게 하면 공사 입장에서는 한 사람당 2백48만 원씩 위탁회사에 주는 지금보다 적은 비용으로 계약직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도 거부하는 이유는 공사 최초의 외주사업인 KTX승무위탁이 실패하면 안 되니까 그런 거에요.

기획예산처는 계속해서 공사더러 인건비 낮추고 비정규직 늘리라고 하고 있죠. 앞으로 무차별적으로 외주를 확대해야 하는데 첫 사업이 실패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선례를 철도공사가 남기고 싶겠어요?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일은 앞으로 철도 노동자들 전부에게 닥칠지 모르는데 우리가 이기면 외주화 확대 정책에도 차질이 생기겠죠. 그러니 외주화·위탁고용 반대 투쟁은 단지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닌 겁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워서 이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