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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인 난민과 한국인 지지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행진하다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국가인권위 앞에서 집회를 하고, 서울시청 옆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앞까지 행진했다.

이집트인 난민들은 수년째 난민 인정을 거부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난민 인정을 요구했다.

또, 현재 법무부 앞에서 30일 넘게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집트인 파트히 씨의 난민 인정을 위해 국가인권위가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두 달여간 법무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서울 도심과 국회, 대통령실 앞 등에서 난민 인정을 요구하며 여러 차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지난해 투쟁은 즉각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난민의 존재를 널리 각인시키는 효과를 냈다. 또, 이 투쟁에 연대했던 한국인과 난민들이 상호 이해를 높이고 유대감을 쌓는 기회가 됐다.

오랜만에 다시 모인 난민들과 한국인 지지자들은 서로 안부를 나누고, 난민 인정을 위해 계속 힘을 모아 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윤석열 정부는 틈만 나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운운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이를 갈구하는 난민들을 차갑게 외면하고 있다.

이집트인 난민 세이디 씨는 한국 정부의 냉대를 성토했다.

“우리는 한국에 온 지 5~7년이 넘었고, 법무부 앞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파트히 씨는 10년이 돼 가고 있습니다. 가족과 아이들을 수년째 보지 못한 채 사는 것은 너무 비인도적입니다.

“우리 중에는 이집트에서 15~25년의 노역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있고,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서류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법과 질서를 충실히 지키며 한국인과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 정부는 우리의 권리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입니까?”

발언하는 이집트인 난민 세이디 씨 ⓒClara Delort

화성외국인보호소 구금 이주민에 대한 연대 방문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마중’의 이윤정 활동가가 발언했다.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 있는 파트히 씨의 단식 농성장을 두 번 방문했습니다. 법무부 직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오더니 파트히 씨의 건강은 하나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어디서 왔냐, 뭐 때문에 왔냐 염탐만 하는 것을 보고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극도로 낮습니다. 난민법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임준형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정부의 이간질에 맞서 난민·이주민과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기 모인 난민들이 지난해에 투쟁을 벌일 때, 당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던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가 이 소식을 듣고 ‘우리와 처지가 다르지 않다’며 공감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와 윤석열의 처지는 다르고 우리와 난민의 처지는 같습니다. 투쟁하는 난민들에 연대합시다.”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은, 이집트인 난민의 어린 자녀들이 방송차 마이크를 잡고 쉴 새 없이 외치는 구호를 힘차게 따라 외쳤다.

“난민 즉각 인정하라!”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이 모습을 휴대폰 영상으로 담기도 했다.

이집트인 난민 하산 씨는 한국인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연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투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난민 인정을 받을 때까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입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앞에서 정리 집회 중인 이집트인 난민과 한국인 지지자들 ⓒClara Delort

한국 정부는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해 이주민 유입을 늘리려 한다. 그러면서 사용자와 국가의 필요에 맞게 통제하는 조처도 강화하려고 인종차별을 부추기려 할 것이다. 이때 난민에 대한 비난과 배척도 한 고리가 될 수 있다.

난민과의 연대를 다져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법무부는 즉시 파트히 씨를 비롯한 난민 신청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집트인 난민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5월 26일 서울 도심에서 이집트인 난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난민 즉각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이고 있다 ⓒClara Delort
“난민 즉각 인정하라!” 이집트인 난민의 자녀가 방송차에서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Clara Delort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마중’의 이윤정 활동가 ⓒClara Delort
한국인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집트인 난민 하산 씨 ⓒClara Delort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앞에서 정리 집회 중인 이집트인 난민과 한국인 지지자들 ⓒClara Del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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