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의 한 아파트 단지가 러시아의 폭격으로 불타고 있다 ⓒ출처 우크라이나 국군참모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임박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5월 3일 러시아군이 크렘린(대통령궁)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두 대를 격추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를 대통령 암살을 위한 테러로 규정했다.(운좋게도 당시 푸틴은 크렘린에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벌인 일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도 5월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에 미사일 18기를 발사해 민간인들이 다쳤다.

사흘 전인 5월 30일에는 우크라이나의 드론(무인기)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민간인 거주 건물들을 공격했다.

전시 상황에서는 교전국 주요 도시들을 폭격하고 적 지도자 암살을 시도하는 것이 당연한 행위처럼 간주된다.

그래서 서방은 ‘자유 러시아 군단’과 ‘러시아 의용군’이 러시아에 침투해 전투를 벌인 것에 환호했다. 이들은 파시스트들과 민족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친우크라이나 민병대들인데, 미국 군사 장비를 사용해 확전을 촉발할 도발 행위를 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5월 29일 최고사령부 회의에서 “대반격 시점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대반격”은 유혈낭자한 제국주의 간 전쟁에서 또 한 번의 치명적 국면 변화가 될 듯하다.

미국 등 나토는 “대반격”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이면서도 어쨌든 불가피하다고 보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고 있다. 서방은 어쨌든 “대반격”을 통해 자신들이 기대한 만큼 ‘투자 수익’을 거두고 싶어 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서방 정부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우리의 파트너이자 친구인 나라들에서 반격에 대한 기대가 과하고 과열돼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대반격”의 공식 목표는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수복이다. 2014년 이래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도 목표다.

그러나 현실적 목표는 그보다 낮을 듯하다. “비공개 자리에서 몇몇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은 … 러시아로부터 점령지를 수복할 수 없을 듯하다고 인정했다.”(〈파이낸셜 타임스〉 5월 13일 자)

세바스토폴(크림반도 최대 도시) 해군 기지는 러시아 해군이 흑해뿐 아니라 (훨씬 더 중요한) 지중해와 인도양에 진출하는 데에 필수적인 핵심 군사시설이다.

따라서 러시아가 완패를 당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할 가망성은 크지 않다. 젤렌스키와 나토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일차적인 작전 목표는 크림반도의 육로 봉쇄다.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를 잇는 육로 회랑을 점령해 두 지역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완전 무장 우크라이나

나토의 진정한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해방시키고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군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나토는 러시아 영토를 위협할 수 있는 중화기·드론·장거리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구상 최대 핵 강국인 러시아와 미국의 공공연한 대결로 비화됐다.

2월 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20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4월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첨단 지대공 방어 체계인 패트리어트가 인도됐다고 밝혔다.

며칠 뒤 40여 개국 국방장관들이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논의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방공 체계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바이든은 유럽 동맹국들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나토(와 한국)의 무기로 준비한 “대반격”은 전쟁을 끝내거나 평화를 가져오는 해결책이 결코 아니다. 서방의 새로운 공격 요구는 더 많은 학살을 뜻할 뿐이다.

요새 구축 러시아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패배 일보 직전에 있는 듯하다고 보도한다. 젤렌스키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가 “약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게 만들려는 거짓말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약하다면, 러시아가 후원하는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도시)의 점령을 선언할 수 있었을까.

젤렌스키는 처음에 바흐무트가 “함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G7 정상회의에 가서는 인정했다. “바흐무트에는 아무것도 없다. 모든 건물이 폐허가 됐다.”

폐허가 된 바흐무트는 러시아의 패배가 임박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체코 대통령 페트르 파벨은 젤렌스키를 만나 러시아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러시아가 비록 구식일지라도 충분한 장비와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벨은 나토 군사위원장을 지낸 퇴역 장성 출신이다.

러시아는 지난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격퇴할 준비를 해 왔다.

2022년 9월, 러시아의 점령지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에서 합병 찬반 주민투표가 치러졌다.

그 뒤 러시아군은 이 지역들에 요새를 구축했다. 전차나 장갑차가 빠질 만한 크기의 참호를 몇 겹씩 파고, ‘용의 이빨’(철선과 지뢰를 결합한 피라미드 모양의 대전차 방어용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다.

요새 구축이 공격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요새들은 적의 진군을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다. 그리 되면 러시아 공군이 반격할 시간을 벌게 된다. 러시아 공군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군의 하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푸틴은 나토의 확장 계획을 저지하고 러시아의 국제적 지위를 지키려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화·국제법·민족자결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동유럽과 나머지 세계에 대한 분할과 통제를 둘러싼 미·러 두 핵 강대국 간의 제국주의 전쟁이다.

“평화 구상”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는 러시아와 중국·인도 간의 경제적 유대가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의 80퍼센트가 중국과 인도로 향한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젤렌스키와 따뜻하게 악수했지만,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중재를 시작했다. 지난 4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젤렌스키와 전화 통화를 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말로는 중국의 평화 중재를 환영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중재(독일과 프랑스가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에 불안감을 느낀다.

러시아에 대한 포위·고립이 미국의 중요한 목표이긴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제일 경쟁자인 중국을 포위·고립시키는 과제보다 덜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주 대만 외교부장은 대만 보호를 위한 미국의 핵 우산 제공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 되면 미국과 중국의 재앙적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아무튼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중국의 전쟁 중재가 통하기보다는 오히려 확전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돼도 양편 모두 확실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지가 “여러 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전쟁 지원은 국제적 갈등을 위험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뿐이다 ⓒ조승진

윤석열 정부는 서방을 지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속으로 스스로 더 깊숙이 연루되고 있다.(‘재건 참여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보시오.)

서방(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더 많은 난민을 양산할 뿐이다.

서방의 전쟁 노력과 윤석열 정부의 서방 지원을 반대하는 운동을 굳건하게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