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제안으로 원내대표 회담이 지난 17일에 있었다. 이 날 회담 내용이 전부 공개되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의 발언은 우려할 만하다.

회담 전에 천영세 의원은 “국정 후반기를 맞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시행착오, 과오 등에 대해 교훈을 삼아 향후 마무리가 잘될 수 있도록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혁과 민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라며 노무현에게 “미진한 개혁의 완수와 빈부격차, 양극화 문제 해결의 결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최고위원회 1주년 평가 워크숍에서도 천영세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위기를 걱정하며 그 성공을 기원한 바 있다.

노무현 정부의 성패가 민주노동당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보는 천영세 의원과 같은 시각은 민주노동당에게 해악적이다.

민주 개혁에 대한 기대와 환상으로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환영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그 기대를 접고 있다.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청산법 등에서 나타난 용두사미식 개혁, 비정규 개악안 추진과 비정규 노동자 확대,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추진과 미국과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새만금 사업 추진 등은 “미진한 개혁”이 아니라 개혁의 역행이다.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는 인공 호흡기 노릇이 아니라 그 심판자 구실을 할 때에만 노무현 정부에게 환멸을 느끼고 급진화하는 대중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