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은 서이초 교사 49재이고, ‘공교육 멈춤의 날’ 행동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서이초 교사는 과도한 업무 때문에도 괴로워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8월 23일까지 전체 교사의 절반 이상이 ‘공교육 멈춤의 날’ 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셨다. 내가 행동 참여를 제안하며 동료 선생님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분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신규 발령이 난 10년 전에도 그 지역에서 목숨을 끊은 신규 교사가 한 명 있었다. 비록 언론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언론을 통해 서이초 교사의 죽음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전에도 교사들의 죽음은 여럿 있었다. 이번 계기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널리 알려지고 변화가 생기면 좋겠다.”

교사 개인에게 책임 떠넘기는 시스템을 바꾸려면 교사들의 힘을 보여 줘야 한다 ⓒ조승진

나 또한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여기에 덧붙여, 교사들의 행동이 학부모를 적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다. 서이초 교사가 과도한 업무뿐 아니라 ‘악성 민원’에도 고통받았지만, 이 문제를 학부모와 교사의 권리 대 권리, 법적 해결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 문제가 법적인 해결로만 접근이 이뤄지면서, 교육적 해결은 무척이나 어려워졌다는 데 교사들의 공감대가 많다.

초등학교의 경우 특히 학생 사이에 갈등과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서로 조율하고 대화하며 교육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학교폭력 매뉴얼에 따라 법적 해결에만 몰두하면서 자신만 ‘가해자’가 되는 것을 막고자 쌍방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하고, 중간에 끼인 교사에게 학부모가 “한쪽 편만 든다”는 불만을 갖고 ‘악성 민원’을 넣는 일도 종종 생긴다.

‘악성 민원’ 문제도 법적 해결 문제로만 접근하면 교사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불신만 키우고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소외가 만연한 세상에서 그 소외를 엉뚱한 데 화풀이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 대상이 교사가 됐을 때 그 화풀이를 교사 한 명이 혼자서 오롯이 받아내야만 하는 현 교육 시스템이다.

게다가 ‘악성 민원’이 있는 학급의 경우 학급 내 다른 학생들도 많은 피해를 보고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시스템적 해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은 교사를 비롯한 다양한 학교 노동자들의 충원과 떨어질 수 없는 문제다.

또 다른 동료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날이 갈수록 ‘어려운’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은 많아지는데, 지금의 학급당 학생 수로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신경 쓰고 어려운 행동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줄고 담임 교사가 전문 상담 교사, 동료 교사 등 여러 사람과 의논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요컨대, 과도한 업무든 ‘악성 민원’이든,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대안이 더 많이 이야기되고, 더 나은 교육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행동에 더 많은 교사가 동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