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제까지 나는 ‘특수교사니까 이 정도는 혼자 감당해야 해’ 하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다치는 것도 개의치 않고 참 열심히 했다.

교육 활동 중에 다치면 병원 가서 치료받고, 옷이 찢어지고 안경이 부러지면 다시 새것을 준비했다. 어떤 제도적 지원도 없었고, 도움을 주는 관리자도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제자들의 삶도, 학교에서 외로운 섬으로 있는 나의 자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더 열심히,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3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통합교육을 위해 이것저것 고민하고 지원해 보려 해도 특수교사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법정 특수학급당 학생 수 6명. “6명이 뭐 그렇게 많으냐” 하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교사 1명이 학년, 반, 장애 유형, 개별적 특성 등 모든 것이 다른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해, 교육 계획을 세우고, 통합학급 담임교사와 협의해 통합교육을 지원하고, 어려운 행동을 중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일반 교사들 역시 녹록지 못하다.

주당 20시간이 훌쩍 넘는 수업에 3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 슈퍼맨인 듯 모든 과목을 혼자서 도맡아야 한다. 법정 의무 교육은 왜 그렇게 많은지. 교육 과정은 줄어들지 않는데 교육 당국은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고 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성장하는 수업을 하기는커녕 ‘오늘도 무사히’를 속으로 되뇌며 학생들을 만나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업무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업무 정상화’가 수년째 이야기되고 있지만 학교 업무가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없다. 작은 학교든 큰 학교든 교육 당국이 내려 보내는 업무는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교육 상품화’, ‘교육 시장화’, ‘경쟁교육’. 이제는 이런 것이 너무 보편화돼 버린 상황에서 보호자는 교육 상품 구매자로, 교사는 교육 상품 제공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관계 속에서는 교사와 보호자가 상호존중하고 협력해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기 쉽지 않다.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도 없고, 예산도 인력도 늘리지 않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교육과 복지를 제공해 왔다.

이러니 교육 현장의 붕괴는 예견된 것이었다.

얼마 전 현장에 나온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교사가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교사 개인에게 떠넘겨진 온갖 책임의 무게에 눌리다 내린 떠밀린 선택이었다.

더는 동료 교사가 이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전국의 교사들이 뒤틀린 공교육 현장을 멈추고 변화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강경하게 탄압하겠다는 입장을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도 좌고우면, 표리부동 하는 답답한 태도를 보인다.

동료들과 함께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 하는 심정으로 행동하는 것이 절실하다.

한 사람이라도 더 참가해야 정부 탄압의 예봉을 무디게 할 수 있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공교육 멈춤의 날’에 더 많이 참가하자. ‘공교육 정상화’를 향한 열망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