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교사들이 수만 명씩 모이는데도 교육부·교육청은 학교에 실질적 지원을 해 주진 않고 또다시 학교 내에서 민원 담당팀을 만들라는 돌려 막기식 정책만 내놓고 있다.

‘중대한’, ‘긴급한’ 일이 있으면 학생을 분리하거나 제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결국 사안이 중대했는지, 긴급했는지를 두고 법정 소송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그리고 교권 침해 사안을 학폭처럼 생기부에 기재하란다. 학폭 담당만 맡아도 소송을 당하는 마당인데 말이다.

이렇게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도 외면해 온 교육부는 우리가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자 파면과 해임을 운운하며 서슬 퍼런 징계를 들이댔다. 조용히, 묵묵히 다시 자리로 가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일터에는 ‘작업중지권’이라는 게 있다. 사고가 났거나, 그럴 위험이 있으면 당장 일을 멈출 권리다. 공교육 멈춤의 날은, 사람이 죽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더 이상 이렇게는 계속할 수 없다는 외침이다.

그 어떤 일이라도 “도저히 못 해 먹겠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하고 손을 놓을 권리는 있어야 한다.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루 손을 놓는 것도 안 된다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에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간다면, 한두 명씩 나가 보결하고 끝난다면, 교육부는 결재 없이 나간 교사와 결재한 교장, 재량휴업을 한 교장을 손쉽게 징계하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책을 내놓고 지나가려 할 것이다. 우리의 분노는 우리가 지킨 각 교실에 그대로 묻은 채.

오랜 세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10만여 명의 선생님들이 자리를 비우겠다고 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교육부는 징계로 위협하고, 교육감은 (화려한 언론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공문을 그대로 일선 학교에 이첩하고, 교장들은 탄압 위협이 오자 재량휴업일 지정을 뒤엎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와 교원단체조차도 앞장서 우산이 돼 주기를 주저했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의지를 전혀 꺾지 않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고민했다. 하지만 점차 거대해지는 주말 집회와, 우회 파업에 참가하려는 선생님들의 열의에 저절로 마음이 움직였다. 학교에서 제일 먼저 나서서 선생님들을 모으고, 설득했다.

우리 학교는 재량휴업일이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처음에 결의한 세 명이 똘똘 뭉쳐 주변을 모았고 3분의 2가 넘게 동참을 선언했다. 내 마음이 움직였듯이, 더 많은 사람들이 나서고 뭉쳐야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야말로 교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 교육을 바꾸고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