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개 구청장 보궐선거가 전국적 주목을 받는 것은 시점과 맥락 때문이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반년 앞둔 시점인 데다,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여당은 윤석열이 점찍은 후보를 내보냈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경제 악화 속에서 노골적으로 부유층 정부임을 선언하고 보수적·우익적 공세를 펴 왔다. 변화 염원 대중의 반감은 더 커져 왔다.

윤석열은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하려고 정치적 반대파들을 탄압하고 흠집내기 공격을 펼쳤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런 책략은 타격을 입었다. 더구나 영장 기각 사유가 ‘확실한 증거 없음’이었다. 여권과 우파 언론은 1년 넘게 이재명의 범죄를 기정사실화해 왔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의 정치적 반대파 수사 전반이 의심을 받게 됐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지난해 전국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당선된 김태우가 법원에서 징역형 판결을 받아 구청장 직을 상실해 다시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김태우를 대법 확정 판결 석 달 만에 사면 복권시켜 다시 후보로 나가게 했다.

공익 제보자 행세를 하며 교활하게 본인 비위 혐의를 덮으려 했던 김태우 ⓒ출처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추락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이런 맥락 때문에 오히려 이번 선거는 반윤석열 심판 선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서구는 서울에서 송파구에 이어 유권자가 두 번째로 많다. 성인 유권자만 50만 명이 넘는다.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노동계급 등 서민이 많이 사는 주거 밀집 지역이다.

강서구의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어느 당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한 곳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강서구청장 선거가 내년 총선을 전망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윤석열의 개입으로  이번 선거는 전국적 주목을 받게 됐다.

강서구는 큰 사회적 비극이 된 전세 사기 피해도 많은 곳이다. 윤석열의 부유층 정부 선언도 강서구 주민들의 반감을 살 만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를 크게 앞서고 있다.

진보 야당인 정의당·진보당·녹색당 후보도 출마했는데, 정의당과 진보당 후보들은 선거 여론조사에서 각자 자기 당의 평소 지지율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현 여권은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궐선거는 평일에 치러지고, 전국적 관심도가 낮기 때문에 투표율도 대개 전국 선거 때의 절반 수준이다.

따라서 여권은 여론조사에서 뒤져도 투표율이 낮고 강력한 우파 결집이 성공하면 실제 투표에선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윤석열의 내년 총선 전략이기도 할 것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윤석열 정부 추락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자.


모사꾼, 기회주의자 김태우

일반적으로는 유죄 판결만으로 출마 자체가 부도덕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법원 판결을 규탄할 만한 정치적·도덕적 명분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태우에게는 그런 명분이 전혀 없다. 그의 행각은 법원 판결을 떠나서 아주 파렴치한 것이었다.

결국 부패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만든 자가 대통령의 낙점 덕분에 다시 보궐선거에 나와 표를 달라고 구걸하는 것이다.

김태우는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 청와대에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으로 파견 근무를 했었다.

김태우는 자신이 당시 조국 민정수석 등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일종의 공익 제보자로서 탄압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모든 소동의 발단은 김태우 본인의 비위 사실이었다.

김태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관의 비위 혐의를 찾아내 그를 물러나게 했다. 그런데 김태우는 당시 과기부 장관을 만나 외부 영입 감사관직을 신설해야 감찰 업무가 더 잘 될 거라고 제안하고는, 신설된 5급 감사관 자리에 본인(김태우는 6급)의 취업을 시도했다.(합격했다.)

또한 자신이 보고해 경찰에 넘긴 사건의 수사 현황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자신의 지인 사건에 개입하려 했다.

이 두 건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되면서, 김태우의 ‘셀프 취업(승진)’ 시도는 좌절되고 오히려 청와대에서 검찰로 복귀됨과 동시에 검찰의 감찰 대상이 됐다.

그 결과, 기업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는 등의 행적까지 더해서, 해임이 마땅하다는 감찰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감찰 진행 과정에서 김태우는 선수를 쳤다. 자신이 작성한 첩보 보고서 일부와 그 목록들을 언론과 당시 자유한국당 측에 흘리며 공익 제보자 행세를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친여권 인사들의 부패 혐의를 눈감아 주고 고위직에 임명했으며, 민간인 사찰을 자행했다는 것이었다.

김태우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 폭로 행위가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폭로자의 비위와 그의 폭로의 사실 여부는 별개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김태우가 폭로한 의혹들이 사실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법원은 1~3심 모두에서 정상참작을 할 만큼 공개 가치가 있는 정보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오히려 법원도 폭로의 동기를 의심했다.

김태우가 선관위에 낸 재산 신고를 보면, 분당과 뚝섬에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강서구에는 1000만 원짜리 전세를 신고했다. 지자체 선거는 해당 지자체에 거주해야 출마 자격이 생기는 공직선거법 때문에 편법을 쓴 정황이다.

이런 변칙 행위자를 사면 복권시켜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를 다시 그 보궐선거에 출마시킨 윤석열은 법질서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