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산업재해보상제도와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악하려 한다. 기업주들은 정부·여당과 한목소리로 개악을 촉구하고 나섰다.

매해 10만여 명이 산재를 당하고 2000여 명이 산재로 죽는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산재 추정의 원칙’ 제도(일부 질병에 대해 작업 기간과 위험 요소 노출량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반증이 없는 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가 부정 수급을 발생시킨다며, ‘산재 카르텔’ 운운하며 산재 보상을 개악하려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된 산재 추정의 원칙은 대체로 산재로 인정돼 왔던 질병에 대해 산재 신청에서 승인까지의 기간을 단축하고 절차를 조금 간소화한 것뿐이다. 예컨대 산재 승인까지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보통 4~5개월, 직업성 암의 경우 여러 해가 걸리는데, 이 기간을 단축하고 노동자들이 져야 하는 산재 입증 책임의 일부를 완화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산재 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 질병의 수도 제한돼 있고, 그 조건도 까다로워서 이를 충족하는 사례는 매우 적다.

오히려 산재 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 질병의 종류를 대폭 확대하고 그 기준도 완화해야 한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 중 경력이 10년 미만인 경우 폐암에 걸려도 산재 승인을 받기가 어렵다 ⓒ이미진

산재가 승인되면 노동자들은 휴업급여를 받는데, 임금의 고작 70퍼센트다. 기존 임금으로 생활이 빠듯한 노동자가 많은데 임금의 70퍼센트만 받으면 생활은 더 어려워진다. 이런 상태에 있는 산재 노동자들에게 ‘나이롱 환자’라고 말하는 것은 모욕이다.

게다가 일용직 건설 노동자의 휴업급여는 이보다도 더 적게 책정돼, 현장을 옮겨 일한 지 며칠 안 되는 경우 일급의 50퍼센트만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당장의 생계가 어려워 치료도 마치지 못한 채 일하러 나가는 노동자가 많다.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산재 결정이 4~5개월 뒤에야 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일할 수밖에 없다. 늦게나마 다행히 산재 결정이 나면 그제야 조금 안도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비급여나 특진료 등 꽤 많은 부분은 산재가 적용되지 않아 노동자가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노동자가 계속 치료를 원해도 근로복지공단이 요양을 강제로 종결시켜 치료가 중단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금 ‘나이롱’ 공격은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충분히 치료해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산재 승인 기간 연장 등 다른 개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정부의 관심사는 오로지 기업주의 이윤 보전에 있다.

또 2년을 유예하겠다고?

또 윤석열 정부는 50인(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더 유예하려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 산업재해에 대해 실질 사용자나 원청 사용자의 책임을 묻고자 도입됐다. 하지만 안전 계획과 시스템을 만들지 않거나 시행하지 않은 사업주로 대상을 한정하기 때문에 실제 이 법에 의해 처벌된 사업주는 거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법 위반 사건은 400건(2023년 9월말 기준)으로, 고용노동부의 기소의견 송치는 83건에 불과하고, 검찰 기소는 25건에 불과하고, 불기소 5건에 대한 사유 공개도 거부하고 있다(민주노총).”

대부분 중대 산업재해가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현실에서, 시행을 또 2년 유예하겠다는 것은 노동자가 계속 죽고 다치는 현실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 때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 법 적용 시점(2022년 1월 27일)을 2년 유예해 준 바 있다.

그런데 법 시행(2024년 1월 27일)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또다시 민주당 원내대표 홍익표는 3가지 조건(정부의 사과, 사용자 단체가 2년 뒤 시행하겠다는 약속, 정부의 재정 지원)만 충족되면 2년을 유예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처음 약속도 안 지키는데 2년 뒤라고 시행한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여당과 민주당 모두 노동자의 건강과 목숨보다 기업주들의 이윤을 더 신경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