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고인을 표적 살해한 정황과 당시 고인의 행적에 관한 내용이 추가됐다.


리파아트 알아리르(1979-2023) ⓒ출처 알자지라 영상 캡쳐

12월 7일 목요일 이스라엘 국가는 팔레스타인인 저술가·활동가·학자 리파아트 알아리르와 그의 가족 몇 명을 살해했다.

가자지구에서 스러진 모든 생명이 소중하지만, 알아리르의 죽음은 시오니즘 전쟁 기계의 공격으로 무심히 도살된 여느 경우와는 다른 데가 있다. 고의적이고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다.

사망 당시 알아리르는 3층 건물의 2층에 있었는데, 이스라엘 전투기는 그 건물 전체가 아니라 알아리르가 있던 층을 정밀 타격했다.

인권 단체 ‘유럽-지중해 인권 감시 기구’의 창립자 라미 압둘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고의 학자 중 하나이자 훌륭한 인물인 나의 친한 벗 ‘가자의 목소리’를 노리고 추적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인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알아리르가 스스로를 이스라엘군 장교라고 밝힌 사람에게서 걸려 온 익명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장교는 알아리르가 지금 어느 학교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진격 중인 이스라엘 지상군이 그곳에 거의 도착했다고 위협했다.

이 때문에 알아리르는 그의 누이가 사는 아파트로 서둘러 돌아갔다. 당시 있던 학교는 훤히 드러나 있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숨기 어려웠고, 그에 견줘 아파트가 더 은밀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후 몇 주 사이에 알아리르는 유명 인사들에 의해 혐오·선동 분자로 낙인찍혔고, 그 후 SNS에서 이스라엘인들의 계정이 보낸 살해 협박과 증오 메시지를 수없이 많이 받았다.

이스라엘 국가가 알아리르를 실제로 표적 살해했다 해도 놀랍지 않다. 알아리르는 이스라엘에 위험 인물이었다.

알아리르는 점령의 잔혹한 현실을 폭로하고, 시온주의자들과 서방이 끝도 없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간성을 박탈하는 데에 맞서 헌신적으로 싸우며 많은 이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고무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집요하게 폭격하기 시작한 이래로 알아리르는 가자 북부에 있는 그의 고향 동네 슈자이야를 떠나지 않았다. 알아리르는 이전에 슈쟈이야를 “이스라엘의 야만에 무릎 꿇기를 거부하는 저항이 부활한 본보기”라고 일컬었다.

가자지구 이슬람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였던 알아리르는 가자지구에서의 삶을 다룬 저작을 남겼고 다른 이들에게도 가자지구에서의 생활에 대해 글을 쓰라고 독려했다.

알아리르는 가자지구 청년 15명이 쓴 글을 모은 모음집 《가자, 글로 받아치다》의 편집자였다. 알아리르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글쓰기 교실을 운영한 단체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이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알아리르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를 접했다. 이 계정을 이용해 알아리르는 시온주의자들과 서방 제국주의 지도자들을 연거푸 규탄했다.

알아리르는 이 계정을 비롯한 온갖 플랫폼을 이용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한결같은 지지를 표했다. 그가 트위터에 마지막으로 게시한 글은 이렇다. “미국 민주당과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하는 인종 학살에 책임이 있다.”

알아리르는 BBC 방송에 출연해 하마스의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을 “정당하고 도덕적”이라고 규정했다.

알아리르의 발언에 BBC는 자신이 사과해야 한다고 여겼고, 다시는 그를 초청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10월에 알아리르는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주최한 팔레스타인 토론회에서 강당 가득 모인 청중에게 화상으로 연설했다(영상 보기, 19분 45초에 시작). 이 토론회에서 알아리르는 런던을 비롯한 영국 전역과 유럽, 아랍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벌인 팔레스타인 연대 거리 시위를 찬양했다.

알아리르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알아 가고, 이 쟁점을 둘러싼 행동에 더 많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고 더 확대돼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받아들이지 말기를 촉구합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것에 관해 거짓말합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1 더하기 1은 2라고 하면 계산 다시 해 봐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또 그런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정치인들을 벌해야 합니다.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식량·물·연료를 끊어 버린 비인도적 처사에 일조한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와 [예비내각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를 벌해야 합니다.”

알아리르는 2022년에 쓴 글 ‘가자가 묻는다: 과연 언제 끝날까?’에 이렇게 썼다. “끝이 나기를 계속 희망한다. 끝이 날 것이라고 계속 말을 한다. 진심으로 말할 때도 있고 그렇진 않을 때도 있다. 가자지구가 계속해서 생존을 걸고 분투하는 가운데 우리는 이 시련을 끝내기 위해 투쟁하고,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계속 맞서 싸우고 가자지구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