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동을 지배하기 위해 많은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2019년 시리아를 순찰 중인 미군 ⓒ출처 The National Guard (플리커)

1월 28일(이하 현지 시각) 요르단 내 미군 기지 ‘타워22’가 드론 공격을 당해 미군 3명이 죽고 34명이 다쳤다.

‘타워22’는 미국의 중동 지배를 위한 시설물로서, 시리아·이라크·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공격 발생 직후 ‘이라크 이슬람 저항’(친이란 민병대 조직들의 느슨한 연대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이래 처음으로 미군이 죽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래 중동의 미군 기지들은 150차례 넘게 공격받았다. 요르단 내 미군 기지가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공격들은 이미 “역내 전쟁”이 벌어져 왔음을 뜻한다(알자지라, 1월 28일 자).

바이든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친이란 반군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선택한 방식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자신들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나세르 카나니는 “저항 단체들”이 이란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번 공격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란·이라크·시리아를 공습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둘 다 현재로서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미국의 이란 공습 목표지가 이란 영토 내부일지 이란 영토 밖 대리 세력들의 근거지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물론 미국은 어쨌거나 보복 공격을 할 것이다.

사실 미국은 이미 중동 지역에서 전쟁을 “억제”하기보다 군사 공격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었다.

성일광 고려대학교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상황이 많이 변했다. 지금까지 저를 포함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확전 가능성은 좀 낮다, 특히 이란과 미국이 직접 이 전쟁에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으나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사실상 역내로 확전 기로에 있다.”(YTN, 1월 22일 자)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도 이렇게 말했다.

“언제 [이스라엘] 북부에서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다만 앞으로 수개월 내에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과거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된 이래 4개 아랍국들에서 활동하는 민병대들이 전투를 벌여 왔다.

또, 이란·이스라엘·요르단이 모두 이번 달에 시리아를 폭격했다. 게다가 이란은 파키스탄을 향해 예기치 못한 폭격을 가했다.

가장 위험하게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미국은 시리아·이라크·예멘을 공습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 확대는 진정한 확전이 벌어지는 걸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


미국의 예멘 폭격은 이스라엘과 아랍 정권들을 지키려는 것

미국과 영국은 1월 11일 이래 2주 넘게 예멘을 폭격하고 있다. 미국은 홍해에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폭격을 합리화했다.

뻔뻔한 위선이다. 2019년 영국은 지브롤터 해협에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을 억류했다. 시리아에 대한 석유 수출을 금지한 유럽연합의 제재를 이란 유조선이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때 “항행의 자유”는 거론되지 않았다.

2010년 5월 29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영해 밖 지중해에 있던 국제 구호 단체 ‘가자 독립 운동’(Free Gaza Movement)의 구호선단 마비 마르마라 호에 특수부대를 투입해 19명의 활동가들을 살해했다. 이때도 “항행의 자유”는 제기되지 않았다.

후티가 “테러 단체”라는 주장은 어떠한가? 바이든 정부는 취임 초인 2021년에 후티를 “테러 단체” 명단에서 뺐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이 예멘에서 벌인 전쟁을 후티가 견뎌 내며 예멘의 사실상의 정부가 되자, 미국은 후티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개선하는 쪽으로 이동하려 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제 와서 후티를 “테러 단체”로 재지정한 것은 후티가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를 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티의 홍해 공격으로 죽은 사람은 이제까지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예멘을 공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예멘인들의 팔레스타인인 지지는 아랍 정권들에 압력이 되고 있다. 세계 최빈국 사람들이 그럴진대 아랍 정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그래서 미국의 예멘 공격은 단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분출 위협에 전율하는 아랍 정권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네타냐후의 위기를 반영한다. 물론 전쟁은 즉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계속되는 폭격과 인종 학살로 가자지구에서 2만 6400명이 죽고(7000여 명이 실종) 서안지구에서도 400여 명이 죽었지만, 이스라엘은 전쟁 목표라는 면에서 승전을 선언할 수 없다.

이스라엘군이 1월 22일 가자지구 중부에서 대규모 주택 파괴 작전을 벌이다 이스라엘 군인 24명이 죽었다. 메르카바 전차도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를 공격하고 있지만 이 지역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대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은 가자지구 북부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와 다른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군사 능력과 통치 역량을 재건하는 초기 국면에 있는 듯하다”고 관측했다.

이스라엘 군대는 여느 점령군과 마찬가지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대중의 지지를 받는 전사들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없다. 따라서 하마스 “섬멸”이라는 목표는 실현 가능하지 않다.

또, 군사 작전을 통한 이스라엘인 인질 구출 목표도 이룰 수 없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군사 작전을 통해 인질 구출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인질 가족 대표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갈란트의 말은 인질 가족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1월 22일 인질 가족들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재무위원회 회의장에 들어가 교전 중지와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했다.

또한 텔아비브 시민 수천 명이 인질 귀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물론 이 항의들은 가자 인종 학살 중단이나 심지어 휴전 같은 문제는 제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을 분쇄할 수 없고, 인질의 안전한 귀환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커다란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반발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네타냐후 정부는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한 일시적 휴전을 카타르·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에 제안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인질 교환을 통해 국내 위기를 진정시키려고 일시 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은 결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는 미국이 제안한 “두 국가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