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미국의 ‘자제’ 요구가 공허함을 보여 준다.


2월 9일(현지 시각) 라파흐 공습이 시작됐다 ⓒ출처 Quds News Network (텔레그램)

“라파흐에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2월 9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 사는 팔레스타인인 예술가 라일라 살라 카삽 씨가 〈소셜리스트 워커〉에 전했다.

카삽 씨는 라파흐 주변 지역이 안전하다는 이스라엘 국가의 거듭된 확언이 무색하게도 결국 이스라엘군이 라파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파흐의 많은 지역에서 폭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은 폭격을 두려워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자꾸만 죽음에 관해서 묻습니다. ‘죽음이 뭐예요?’, ‘사람은 어떻게 죽나요?’ 하고요.

“집에 미사일이 떨어질 때 느낌이 어떻냐고도 묻습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일은 순식간에 끝날 것이고 우리는 곧 천국에서 깨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쟁이 강요한 상황 때문에 저는 모든 것이 두렵습니다. 적들이 우리를 폭격할까 봐 언제나 두렵습니다.

“저는 우울증으로 죽음에 관한 생각에 사로잡힌 시기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에는 힘이 솟아서 두려운 일들을 잊어버리고, 아이들을 기쁘게 하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밤에 물을 마시러 일어날 때가 가장 두렵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몸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세차게 뜁니다. 그러면 이전에 했던 생각에 다시 사로잡힙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수 있다고요.”

이스라엘은 이번주 라파흐에 공격 수위를 높였다. 라파흐에는 가자 전역에서 온 피란민 100만 명 이상이 머물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월 8일 밤(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습으로 이미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라일라 씨는 라파흐에서 살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라파흐 국경은 구호 물자 통행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통행이 가능할 때는 50~100대의 트럭만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피란민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려면 트럭 1000대가 와도 모자랄 것입니다.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피란민들에게 식사와 약을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마실 물과 담요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화덕과 짚으로 빵을 굽습니다. 가스나 전기가 없어서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와서 사흘 동안 먹은 게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대의는 세계적인 대의가 됐습니다. 모두가 팔레스타인에 관해,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잃었다는 것을 모두가 압니다.”

이런 현실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자제” 요구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보여 준다.

2월 8일 미국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존 커비는 민간인에 대한 적절한 고려 없이 라파흐를 공격하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며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정확히 그런 공격이 벌어지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