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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대한 염원을 보여 준 페루 선거

마이크 곤살레스
〈체 게바라와 쿠바 혁명〉 저자

최근 페루에서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진행됐다.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라우르데스 플로레스는 우파 후보다. 전 대통령이자 포퓰리즘 정당인 APRA(미주민중혁명동맹)의 대표인 알란 가르시아도 기존 상황에 도전하지는 않을 인물이다.

언론의 주된 주목을 받은 것은 세 번째 후보인 오얀타 우말라다. 우말라는 혜성처럼 나타나 30퍼센트를 득표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다른 한 명의 후보와 함께 5월이나 6월에 있을 2차 선거에 참가할 것이다.

우말라의 페루민족당은 빈민들한테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페루민족당은 특히 원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군장교 출신인 우말라는 2001년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실패한 과거가 있다. 선거 유세 기간에 우말라는 빈민·원주민과 노동계급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그의 정당 구호가 “페루를 사랑해요”인 것을 보면, 그가 과연 진정으로 그러한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말라의 연설은 민족주의적이었다. 그는 과거 칠레를 물리쳤던 군사적 승리를 들먹이며, 인권을 회복시키겠다는 애매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우말라는 떳떳치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1990년대에 그가 ‘빛나는 길’ 게릴라들에 대한 잔인한 탄압에 관여했던 것이 거의 확실하며,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 시절 그러한 탄압에 참가했던 군장교들을 사면해 주자는 현 정부의 호소를 거부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우말라는 ‘강한 지도자’라는 라틴아메리카의 오랜 전통을 계승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들은 민중의 이름을 들먹이기를 즐겼지만, 민중의 통제를 받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우말라는 에보 모랄레스와 다르다. 우말라는 볼리비아 대통령처럼 투쟁을 이끌거나 투쟁에 참가한 경험이 없으며, 조직된 사회세력의 대변자도 아니다. 그러나 우말라는 세계화의 영향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민중을 위한 투사를 자처하는 데 성공했다.
쫓겨난 에콰도르 대통령인 구티에레스도 과거에는 그랬지만 첫 시험에 들었을 때 자기 지지자들을 배신했다.

설사 우말라가 2차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가 자신의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거나 그것을 스스로 성취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행동할 대중 운동이 페루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말라를 감시할 조직된 운동이 없다면, 페루의 과거 역사를 보건대, 우말라는 권력을 추구하면서 자기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 우말라의 당선은 노동 대중 속에 존재하는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페루 좌파에게 중대한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1980년대 말 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던 페루 좌파는 오늘날 분열되고 원자화해 있다. 두 명의 좌파 후보들은 거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우말라는 대중의 분노 덕을 봤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페루 좌파가 완전히 새롭고 다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대중 행동을 건설하는 데 철저히 실패했음을 보여 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번역 김용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