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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책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책

김은영

〈다함께〉 6호(2001년 11월호)에 실린 ‘유대 시온주의의 본질’에서 저자 아이작 도이처는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려면 국제주의적 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저자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국제주의적 주된 연대 대상을 이스라엘 국민, 노동자로 삼고 있는 듯 하다. 물론 팔레스타인인의 해방은 그들만의 투쟁으로는 불가능하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은 아랍 경제권 내에서 주변적이라 진정한 정치적 비중이 결여돼 있다. 이스라엘의 핵심적인 산업들, 즉 제조업, 통신업, 운송업의 숙련직 노동은 유대인들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1987년 팔레스타인인들의 파업은 이스라엘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노동자들과 손을 잡는 것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효과적인 투쟁 방식인 것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이스라엘 노동자들은 1987년 인티파다를 파괴하는 데 아주 적극적이었다.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이스라엘 노동자들의 투쟁 수준이 높았던 시기에도, 팔레스타인인들과 정치적으로 연대하려는 조짐은 전혀 없었다. 물론 점령지 주민들을 탄압하는 이스라엘의 특정한 정책에 반대한 소수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있었다. 그러나 그들조차 시온주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종차별적인 노동 분업과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는 데 물질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아이작 도이처는 바로 이 점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함께〉 7호 독자편지에 실린 장삼성 씨의 견해처럼 이스라엘 국민들을 쫓아내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이 대안일까?(물론 독자편지 대부분의 의견에 동의를 보내지만) “다른 나라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곳에서 투쟁을 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제2의 팔레스타인’과 또다른 분쟁을 낳을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중동의 끔찍한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최선의 길은 중동 지역에서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아랍 노동자 계급의 단결된 힘에 달려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민중이 당하는 억압과 아랍 대중이 겪고 있는 비참한 조건 사이의 연관은 끊임없이 연대 운동을 자극해 왔다. 특히 알제리, 이집트,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의 주요 산업국의 아랍 노동자들은 이 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한편, 아랍 지배자들은 끊임없이 제국주의와 타협해 왔다.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이 진정한 성과를 내려면 아랍 지배자들에게 의존하는 민족주의 정치를 거부해야 한다. 아랍 노동자들이 계급 정치로 무장할 때 자신이 바라던 중동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 아랍 노동자들의 투쟁이야말로 제국주의를 물리칠 수 있는 결정적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