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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스크린에 마술을 걸다

헤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스크린에 마술을 걸다

열한 살짜리 꼬마 마법사 해리 포터의 모험을 그린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최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 제1권을 각색해 만든 것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 2천만 부 이상 팔렸다.

주인공 해리 포터는 열한 번째 생일날, 자신이 전설적인 마법사 포토 부부의 아들이며 독특한 마법의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숙부 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계단 밑 창고같은 방에서 살고 있던 해리는 이제 숙부 집을 떠나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입학하여 신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이 영화에는 화려한 배우 몇몇이 깜짝 출연한다. 특히 영화 〈랜드 앤 프리덤〉〈마이클 콜린스〉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안 하트가 사악한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의 제자 퀴렐 선생 역으로 나온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온 가족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2시간 30분이나 되는 상영 시간은 가족 영화치고는 긴 편이지만 그래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이 영화에 매혹될 것이다. 조앤 롤링은 원작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크리스 콜럼버스가 감독으로 기용된 이유도 원작의 영화화에 관심을 보인 모든 감독 중 그의 관점이 롤링과 가장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은 사람들은 활자를 보면서 자기가 상상했던 것들이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되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반면에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영화의 스토리 전개에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등 영화적 재미는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는 원작의 장점 몇 가지가 사라진 듯하다. 영화에서는 볼드모트와 싸우는 사람이 해리 혼자뿐이지만, 원작에서는 해리가 친구들과 힘을 합쳐 싸울 때 가장 강력하다. 또 원작에는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내용도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무시되고 있다.

아마도 해리 포터에 대한 조앤 롤링의 관점이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롤링은 다국적 기업들과는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러나 코카 콜라와 1백만 파운드(20억 원) 상당의 거래를 하고 통상적인 영화 마케팅을 추진하는 롤링에게 상황은 이제 옛날 같지 않다.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보여 주는 특수효과나 컴퓨터 그래픽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장난감·과자·날으는 빗자루 같은 영화 소품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훨씬 더 뛰어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