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은 고령사회 대책으로 노동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연령 차별을 금지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2004년 현재 3백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정년은 56.8세이고, 실제 퇴직 연령은 이보다 더 낮다. 고령자고용촉진법의 60세 정년도 권고 조항일 뿐이다.

자녀들이 고교, 대학에 진학할 때쯤 퇴직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정부의 정년 연장 방안에 기대를 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기대감이 올 임단협 등에서 노동자들을 고무할까 봐 우려한 경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기업 부담을 전제로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한 고용 증대”에 힘쓰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늘 그랬듯이, 정년 연장 방안도 노동자에게는 용두사미로, 기업에게는 도리어 구조조정 수단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먼저, 연금 ‘개혁’ 전도사 유시민의 목표는 따로 있다. 2010년이면 연금수급 대상인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1퍼센트가 된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수급권자 증가에 따른 연금 재정 위기”를 막기 위해 노동자들이 더 늦게까지 연금을 내라는 신자유주의 정부의 ‘배려’다. 이미 유시민은 6월 2일 연금 납부액은 4퍼센트 인상, 수령액은 20퍼센트나 낮추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기업주들은 연공급제 하에서 정년 연장이 지급 부담을 늘린다며 반대하면서도, 실질 정년을 감축해 임금을 삭감하는 ‘경총표’ 임금피크제와 직무별로 임금을 차등하는 직무급제를 실시하면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오히려 임금 체계를 신자유주의적으로 개편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그렇게 되면 저임금 직무를 고령 노동자와 비정규직에 부과해 오히려 구조조정과 인건비 절감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기업들의 이런 속셈에 동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장은 “(정년 연장) 정책은 임금체계 개편 정도를 봐 가면서 2010년 검토키로 하는 장기 과제로 분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부는 이미 2005년 2월 노동연구원 산하에 임금직무혁신센터를 설립, 연공급에서 직무급으로 임금 체계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정년 연장 방안은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사탕발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