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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노동자당의 의회 활동 원칙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81명의 민주노동당 지방의원들이 탄생했다. 그 중에는 ‘다함께’ 회원도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노동자당 의원들의 의회 활동 원칙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의회 활동의 핵심 원칙은 무엇보다 그 활동이 의회 바깥 세계를 향한 선전·선동의 연단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비록 지방의회라서 국회보다 상대적으로 그 효과가 떨어지겠지만, 활동 원칙은 다르지 않다.

노동자당 의원들은 기성 체제의 문제점들을 들춰내고, 투쟁 지지 연설과 투쟁 기금 모금과 구속 노동자 방어 등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지원하며, 선진 노동자들이 느끼고 요구하는 바를 의회 다수파가 대변하는 세력들에게 숨기지 않고 표현해야 한다.

요컨대, 의회 활동은 의회 바깥의 노동자 운동에 종속돼야 한다. 철저한 사회 변혁을 이루지 않고서는 중요한 사회개혁들을 현실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의원단 전체는 당에 종속돼야 하며 작업장과 거리의 대중 투쟁을 보조해야 한다. 그 반대가 아니다.

20세기 초 러시아 사회주의자 레닌이 적절하게 비유했듯이, “의원단은 (‘군사적’ 비유를 사용해도 좋다면) 참모부가 아니라 … 어떤 경우에는 나팔수 부대이거나 또 어떤 경우에는 정찰 부대이거나 어떤 별도의 후원 ‘군대’의 한 조직이다.”

소수파

노동자당 의원들은 개혁입법 자체가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환상을 대중에게 심어 줘서는 안 된다.

조례는 해당 지역의 노동자와 피억압 대중이 직면한 당면 과제를 가장 명확하고 분명한 형태로 표현해야 한다. 그러자면 까다롭고 난해한 문구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리고 법률적인 미사여구가 아니라 조례를 발의하는 주요 근거를 대중에게 제시해야 한다.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의회 내에서 극소수파다. 그래서 자본가 정당 의원들로부터 심하게 따돌림을 당할 것이다. 발언 기회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가 정당 의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불필요하게 그들과 어울리거나 의원들 간의 동료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그러기는커녕, 노동자당 의원들은 자본가 정당 의원들의 반노동자적 행태를 서슴없이 날카롭게 폭로해야 한다.

다수파인 한나라당을 견제한다는 명분, 또는 발언 기회를 얻기 위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명분 등으로 열우당·민주당 의원들과 지속적 동맹을 맺는 것은 위험하다. 그런 태도는 민주노동당의 존립 근거 ― 정치적 독자성 ― 를 심각하게 흔들 것이다.

지방의원들에게 따르는 제안과 유혹에 대해 노동계급의 대의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 가령,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국가 기구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 선거라는 무대를 이용해 권력자들과 그 정당들을 폭로하고 대중과의 결합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전술이다. 그러나 임명직은 그렇지 않다. 계급 지배의 논리에 따라 작동하는 국가 기구의 포로가 돼 오히려 그 기구를 정당화하는 구실을 할 뿐이다.

지역의 관변단체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내 압력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역의 노동자 단체, 사회단체, 친운동적 NGO 등과의 우호적 관계 맺기가 비할 바 없이 중요하다. 민주노동당은 아직 이런 단체들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사실, 국가 외곽 기구와의 관계 트기를 주되게 고려하는 것은 그런 기구들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어떻게든 이용해 보자는 발상이다. 그러나 그 기구들은 철두철미 주류 정치인들과 주류 이데올로기를 수호한다. 결국 관변단체와의 관계 개선은 노동자 의원들이 그런 기구들(그리고 그 이데올로기)에 순응함을 뜻할 뿐이다.

그리고 의원들이 그 직위를 이용해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의원직을 단지 지위 상승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면(경력주의), 비판뿐 아니라 징계를 포함해 결별도 꺼리지 않는 것이 윈칙있는 노동자당의 태도일 것이다.

대중 투쟁뿐 아니라 의회 활동, 두 영역의 협력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노동자당의 다른 의원들이 의회주의적 처신을 한다거나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노동계급의 이익을 올바르게 대변하지 않을 때는 솔직하고 정확하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비판해야 한다.

노동계급의 대중 투쟁을 통해서만 사회가 근본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 변혁 단체로서 ‘다함께’는 신문 등을 통해 이런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또, 원칙 있게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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