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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명이 한미FTA 반대를 외치다

장대비가 쏟아지는데도 한미FTA 2차 본협상 반대 시위에 5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 시위는 미조직 청년들에게서도 지지를 받았다. 한미FTA 범국본에집회 자원봉사자 신청이 쇄도했다.

시장화에 저항하는 농민들, 하루 파업을 벌인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 대학생들, 급진좌파, 환경단체, 여성단체, NGO 등 다양한 세력이 한미FTA반대 행동으로 단결했다. 공동전선이운동을 확대하고 조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술임을 보여 줬다.
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까지 행진한 시위 대열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세종로 한복판으로 진출했고,미 대사관 앞에서 정리 집회를 마쳤다.

이 날 집회는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세계화 반대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아쉬움도 남는다. 바로 한미FTA 반대 투쟁의 대안과 정치 문제다. 우선, 범국본은 범국민대회를 정치집회로 조직하지 않았다. 다양한 정치 세력과 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 수 있어야 운동이 더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도말이다. 그 정치의 공백은 다양한 방식으로 민족주의적 내용으로 채워졌다.

예컨대, 투쟁 결의문의 내용이 그랬고, 미 대사관 앞 정리집회에서는 사회자가 “양키 고 홈” 등 조야한 반미국인구호를 계속 외쳤다. 한미FTA에 맞선 대안은 국제주의적이고 계급투쟁적인 한미 노동자·민중의 연대가 돼야 한다.

집회 조직 과정에서도 논쟁이 있었다. 나는 공공서비스, 교육, 의료 등에 관한 정치 연설 등을 배치해 정치 집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주요 조직자들은 반대했다.

오히려 이들은 14개 부문 공대위가 연단에 올라가 1분 정도의 짧은 글을 낭독하는 것으로 정치연설을 대체했다. 부문공대위 대표들이 낭독할 글을 각 부문 공대위에서 범국본으로 보내고 범국본이 최종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요컨대, 주최측이 낭독 내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올바르지 않다. 공동전선 내에서는 행동 통일을 하면서도 선동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다른 대안과 전략을 가지고서도 얼마든지 행동을 함께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그것을 추진하려는 세력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범국민대회의 유일한 정치연설이라고 할 수 있는 투쟁 결의문에 민족주의 색채가 짙었던 것이 이를 잘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