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민주노동당 7차 중앙위원회는 중앙당이 올린 '지역조직 운영 방안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것은 정당법에 저촉되는 일련의 지역조직 운영 등을 사실상 폐기하는 안이다. 지역위원회의 재정과 행정업무를 광역시도당으로 집중하고 실정법에 어긋나는 지역위원회의 사무실과 유급 사무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물론 중앙당은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이의 관철을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내용도 의결 주문 사항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관계법 개정안이 관철될 때까지 일단 현 정당법을 따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성현 대표는 일단 선관위 압력을 모면하기 위해 시급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조직에 관한 좀더 자세한 논의는 그 다음 수순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악법

그 때문인지 적지 않은 중앙위원들이 이 안건을 단지 선관위 제출용이라고 생각한 듯했고, '설마'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 대표는 "1백 퍼센트 선관위용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고, 오재영 조직실장은 "대외적으로 공표된 내용과 당 내부의 내용이 다를 수 없다"고 했다.

홍승하 최고위원은 "그 동안 지구당 폐지 불복종 운동은 적합하지 않았다. 악법도 지켜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제도개선위원회를 맡을 예정이라고 한다.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를 불법으로 규정해 사실상 결사의 자유를 가로막는 반민주적 악법도 지켜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 지구당 폐지 불복종 운동 방침은 2004년에 당론으로 확정됐다. 결국 이번 중앙위원회에서는 지구당 폐지 불복종 운동 방침을 재확인하고 지역위원회 유지를 위해 다양한 지혜를 모으자는 주장과 정당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일단 정당법을 지키면서 연착륙을 하자는 주장이 거듭 대립했다. 나는 후자가 위험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무리 덧붙여져도 "정당법 준수"를 강조하는 한은 광역시도당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 당 지도부와 평당원의 거리가 멀어질 것이고 당은 관료화 압력에 시달리게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보수 정당들보다 비할 바 없이 우월한 당원 활동 참여에 기반한 조직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장점이 희미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앞으로 미칠 파장과 그 위험성이 충분히 인식되지 못한 채 '지역조직 운영 방안의 건'은 통과돼 버렸다.

당 지도부는 정당법 불복종 운동의 대가로 치르게 될 50억 원의 벌금을 강조하며 지역위원회 폐지를 당원들에게 종용할 것이 아니라, 결사의 자유 탄압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결의와 지혜를 모으려는 노력을 해야 했다.

'의정지원단 관련 직제 개편의 건'도 통과됐다. 의정지원단을 정책위원회 산하에 두고 있는 당규를 의원단 산하에 두는 것으로 바꾸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애초의 당규는 의원단의 활동이 당의 통제를 받아야 할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다. 즉, 당직공직겸직금지 정신의 연장선에서 마련된 당규였던 것이다.

그런데도 당 내 '좌파'를 자처해 온 의견그룹의 적지 않은 성원들이 이 안을 지지한 것은 유감이다. 그리고 '다함께' 회원이기도 한 한 도의원이 이 안에 찬성한 것도 매우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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