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는 5년 만에 다시 불황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발표된 2/4분기 미국 경제 지표는 명백한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중앙은행) 의장 버냉키는 지난 8월 8일로 예상됐던 연방기금 금리 추가 인상을 하지 않았다. 크루그먼, 루비니, 로우치 등 세계의 유수한 경제예측 전문가들은 2006년 말 또는 2007년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불황을 점치고 있다.

그럼에도 뒤메닐, 레비, 패니치, 진딘, 글린, 샤이크, 페트라스 등 상당수 저명한 좌파 이론가들은 세계 경제가 지난 1970년대 이후 구조적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또한, 오늘날 좌파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좌파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위기론을 되풀이해 온 것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들 구조적 위기 종식론자들은 대체로 1980∼82년을 경계로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에서 이윤율이 상승 추세로 반전됐다는 '사실'을 주된 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아래 〈그림〉에 제시된 필자의 이윤율 계산 결과는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 준다.

〈그림〉에서 보듯이, 2004년 현재 미국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금융 법인부문의 이윤율은 아직 1970년대 이후의 장기 저하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림〉은 오히려 2004년 현재 미국 경제가 아직도 1970년대 이후 시작된 이윤율의 장기적 저하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

즉, 비금융 법인부문의 세금 공제 전 이윤율은 1950∼60년대 '황금시대'동안 평균 13퍼센트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1965년 16.6퍼센트를 피크로 저하하기 시작해 1980년 7.5퍼센트로 바닥을 친 후, 다시 완만히 상승해 1997년 11.7퍼센트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이윤율은 그 후 다시 저하해 2001년에 7.6퍼센트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001∼2004년 회복과 함께 반등하여 2004년 9.4퍼센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는 1965년 피크 대비 57퍼센트 수준, 전고점 1997년 대비 8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또, 1981∼2004년 미국의 비금융 법인부문의 이윤율 평균치는 9.6퍼센트로서 1950∼60년대의 13.3퍼센트보다 낮았을 뿐 아니라, 이윤율이 급락했던 1970년대의 9.8퍼센트보다도 낮았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이윤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구조적 위기 종식론자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 준다.

2001년 이후의 이윤율 상승은 장기적 상승의 일부가 아니라 장기적 저하가 지속되는 가운데 순환적 반등에 불과했으며, 이조차 2006년 말 불황이 임박하면서 다시 저하 국면으로 들어선 듯하다.

즉, 구조적 위기 종식론자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21세기 세계 경제는 아직 1970년대 이후 장기불황을 극복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장기불황을 초래한 근본 문제, 즉 세계 경제 전체 규모에서 과잉축적으로 인한 이윤율의 장기적 저하 상태를 타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년 말 또는 2007년에 불황이 닥칠 경우 이는 지난 2001년 불황보다 더 심각할 것이다. 우선, 대처할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 2001년 불황 때는 클린턴 시기 '균형예산'정책 등으로 조성된 재정흑자를 재원으로 정부지출을 증대시켜 불황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동안 부시의 이라크 전비 지출, 부유층 감세 등으로 재정적자가 2006년 중 무려 4천2백30억 달러(GDP 대비 3.3퍼센트 규모)로 누적될 전망이어서, 정부지출의 추가 증대를 통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또, 2001년 불황 때는 그린스펀이 2000∼2004년 동안 연방기금 금리를 6.5퍼센트에서 1퍼센트까지 무려 17번이나 연속적으로 인하한 데서 보듯이 금리 인하 정책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반면에, 2006년에는 유가 앙등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 정책 운용의 여지가 거의 없다.

게다가 2001년 불황 이후 미국의 경기회복은 거의 전적으로 소비지출 증가 덕분이다. 그러므로, 다음 불황이 미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에서 시작된다면, 이로 인한 소비지출 급감이 거시경제에 미칠 위축 효과는 2001년 주식시장 거품 붕괴의 위축 효과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다.

또, 2001년 불황은 닷컴 기업 주가 폭락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대미 수출 수요의 위축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다음 불황은 다른 나라들의 대미 수출 수요와 직결된 미국의 소비 위축에서 시발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미칠 위축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요컨대 2006년 세계 경제는 아직 1973년 이후 시작된 장기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난 2001년 불황 이후의 일시적 회복도 곧 사그라들 전망이다.

마르크스주의자의 임무는 자본주의가 내적인 적대적 모순으로 인해 불황과 위기를 겪는 것이 필연임을 인식하고 변혁적 반자본주의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지 뒤메닐과 패니치 등처럼 순환적 회복을 장기불황의 종식으로 착각하고 케인스주의·민족주의 대안으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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