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파문은 여야 정치인들이 정치 자금을 받고 각종 특혜를 베풀고 규제를 완화해 도박을 조장했음을 보여 준다.

이 때문에 서민을 등쳐먹는 사업을 합법적으로 허가해 준 데 품는 사람들의 분노도 대단하다. 결국 정부는 불법 도박 기기를 전부 회수하고 상품권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게임 산업 육성’은 포기하지 않았고, 화상 경마장, 내국인 카지노를 늘리는 계획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정부가 운영하는 카지노·경마·경정·경륜·복권 등 공식 도박사업의 매출은 11조 원이 넘었고, 그중 세금이나 기금 등으로 얻은 수익은 2조 8천억 원이 넘는다.

사실 한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들이 ‘고용이 증대되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도박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면서 문자 그대로 ‘카지노 자본주의’가 번성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카지노 활성화를 추진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성인의 40퍼센트가 정기적으로 도박을 하고 있다. 영국 블레어 정부는 미국형 카지노를 허가하는 등 게임 산업 자유화로 도박 붐에 불을 붙였고, 2007년부터는 게임 산업 규제를 전면 철폐할 계획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도 곧 4개 아메리카 선주민 부족들이 운영하는 도박장에 슬롯머신 1만 9천5백 대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카지노 자본주의

도박 산업을 합법화해 재정을 마련하는 정책은 일종의 역진세로서, 기업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바람에 줄어든 조세 수입을 메우는 편리한 방안인 셈이다. 또,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불안한 삶을 개인의 불운이나 부도덕성 탓으로 돌리게 하고 비합리적 힘에 복종하게 하는 이데올로기 효과도 있다.

그러나 ‘합법’ 도박의 확대는 도박 인구와 도박 중독자를 늘린다. 이것은 도박의 주된 소비계층인 서민층을 더욱 가난하게 하고 노동 의욕을 떨어뜨려 사회 불안정을 증대시킨다.

그래서 지배자들의 일부도 ‘합법’ 도박 산업을 대폭 축소하고 ‘불법’ 도박을 강력하게 제재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떤 자본주의 국가도 도박을 완전히 근절한 경우는 없었다. 우리 나라도 ‘불법’ 도박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불법’ 도박 규모가 ‘합법’ 도박에 비해 갑절 이상 크다는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음성적 도박의 근절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정상적’ 돈벌이 자체가 도박을 조장한다. 다양한 파생금융 상품과 환투기뿐 아니라 주식·부동산 투자는 우연, 투자자의 기술, 정보, 허세를 부리는 능력이 가미된 진정한 도박이다.

도덕성과 성실성만으로는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도 없고 고급 정보에 접근할 수도 없는 서민들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박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단지 비정상적 예외라고 치부할 수 없다.

소외 하에서 먹고살기 위해 단조로운 일을 반복해야 하고 대박을 터뜨려야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투쟁과 함께, 도박에 대한 규제 완화를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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