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무현 정부는 주한미군 기지 15개가 반환됐음을 승인했다. 이와 동시에 미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둔하면서 오염시킨 토지와 지하수에 대한 환경 복구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은 대부분 기름탱크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주변 토지와 지하수를 오염시킨 것이거나 각종 탄환과 화약 사용 때문에 생긴 중금속 오염 등 소량의 오염으로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다.

지난 9월 8일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하러 갔다가 문전박대당한 열우당 국회의원 우원식에 따르면, 반환된 "일부 기지의 경우 지하수 위에 떠 있는 기름[의 두께가] … 4미터 88센티미터로 거의 유전 수준"이다.

매향리사격장에서는 오염 정화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폭발 가능성이 있는 불발탄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섬 전체가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돼 있다.

1992년 미군기지가 철수하면서 아무런 환경 복구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필리핀의 수빅·클라크 기지 사례에서 보듯이, 이런 지역에서 기형아 출산과 암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질 것은 뻔한 일이다.

부담

"오염자 부담 원칙"을 말하던 노무현 정부는 반환된 15개 기지를 포함해 앞으로 반환될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반환된 기지를 포함해 환경조사가 끝난 29개 기지의 토양 오염(지하수 제외)을 정화하는 데 1천2백5억 원이 들 거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그 비용이 최고 2천6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하수 오염 처리 비용까지 포함하면 2배 이상의 금액이 들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반환된 미군기지는 반환 예정 미군기지 중 극히 일부인 1백32만 평에 불과하다. 남은 30개 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비용을 모두 따지면 2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사회복지제도와 노동자들의 임금,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이 희생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가야 할 곳은 평택도 용산도 아닌 미국이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파괴한 주둔지의 환경 복구 비용과 피해보상은 미국 정부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