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의 비만도가 최고치를 기록하고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사상 최초로 아이들의 기대 수명이 부모 세대보다 낮아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비만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가히 충격적이다.

비만은 현재 영국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비만은 당뇨병·심장병·뇌졸중·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만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태도는 위선적이다. 우리는 항상 비만과 건강 문제가 개인의 책임이라고 들어 왔다. 우리의 건강이 나빠진 이유는 우리 스스로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고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림 팀 샌더스 Tim Sanders

정부는 마거릿 대처의 핵심 슬로건을 차용해 "사회는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다.

국립보건서비스(NHS)가 비만인 사람들을 치료하길 거부하거나, 또는 그들을 비난하는 TV 프로그램이 계속 방영된다면 비만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왜 비만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인지 이해하려면 이 문제의 중심에 계급 문제가 놓여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주로 저소득 가정이 고칼로리 음식을 사먹는다. 이들은 공공 수영장이나 공공 스포츠센터를 대체하는 사설 체육센터에 다닐 수 있는 돈과 시간을 투자할 여력도 없다.

따라서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음식 관련 질병을 포함해 건강이 악화된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총리실 산하 '사회적배제위원회'의 연구는 저소득과 사회적 불이익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계속 보여 주고 있다.

예를 들어 2004년 발표를 보면 "여전히 소속 계급과 부모들의 건강 상태 그리고 교육 수준이 신생아의 생존률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다. 그리고 사회적 배제와 불이익이 대물림될 수 있다."

그 결과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건강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그러나 불평등과 건강이 연계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조처는 충분치 않다.

우리가 더 많이 운동하도록 장려하려면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조처를 취해야 한다. 만약 가난한 가정이 양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정부는 사람들이 살 만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는 아이들을 줄이려면 정부는 모든 아이들에게 양질의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비만 문제를 두고 개인을 비난하는 데는 열심이면서도 비만을 증가시키는 식품 산업을 비난하는 데는 그만한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

학교 급식 민영화와 규제 완화야말로 학교 급식에서 악명 높은 터키 트위즐러[저질 칠면조 가공식품]와 정크 푸드[질이 낮고 건강에 이롭지 못한 식품]가 늘어나게 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잊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부는 식품에 첨가된 소금·설탕의 양과 그 밖의 첨가물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는 조처를 강제하지 않음으로써 대기업과 상점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

우리는 개인을 비난하지 말고 사회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부의 재분배, 식품업계 대기업의 힘과 영향력을 제거하는 정책 등을 추구해야 한다.

헐 시의회가 2004년에 모든 초등학교에 무료급식을 실시한 결과, 가난한 지역의 95퍼센트에서 영양 섭취가 갑절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결국은 사회의 근본적 재편만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럴 때만 우리는 건강한 식품을 먹을 수 있고 인간으로서 우리의 잠재력을 모두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항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보통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평균치보다 건강하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 비만을 퇴치하기 위해 뭔가를 해 보고 싶은 사람들은 토니 블레어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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