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쓰라린 선택을 해야 하는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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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둘 사이에는 차이점도 있다. 미국은 뗏 공세를 군사적으로 물리쳤다. 그러나 미국은 정치적으로 심각한 패배를 겪었고, 미국 권력자들의 대다수는 베트남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라크 전쟁의 현 상황은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 미국은 심지어 군사적으로도 이기고 있지 못하다.
지난 주 금요일
오늘날 상황이 뗏 공세 당시와 비슷한 부분은 미국 권력자들의 상당수가 이제 이라크에서 부시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콜린 파월이 국무장관이었을 때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었던 리처드 하스는 지난 주
그러나 중동은 미국의 세계 패권에서 너무나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은 중동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미국 지배자들은 이라크에서의 대안 전략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대안
그런 논쟁의 중심에 제임스 베이커가 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과 부시 1세 정부의 주요 인사이자 공화당의 해결사이기도 하다. 베이커는 공화당과 민주당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인 '이라크 스터디 그룹'ISG)
베이커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우리 위원회는 '끝까지 버티기'와 '비상 탈출'사이에 다른 대안들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하고 말했다.
다시 말해, 베이커는 현재 부시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라크에서 그냥 빠져 나오는 것에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고참 상원의원인 조지프 바이든이 내놓은 하나의 대안은 '유고슬라비아 식 해결책'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라크를 쿠르드족·시아파·수니파 자치 지역들로 분할한다는 것이다.
베이커는 "이라크의 주요 도시들은
나는 솔직히 베이커의 말을 믿을 수 없다. 미국 정부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그들은 얼마든지 인종청소를 부추길 것이고 이라크를 분할할 것이다. 그러나 발칸 반도에서는 이런 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했지만 이라크에서는 아니다.
이라크를 분할하면, 시아파의 다수가 거주하는 남부 이라크는 이란의 시아파들과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베이커 자신은 이란의 이슬람공화국 정권이나 그 동맹인 시리아 정권과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 때도 비슷한 선례가 있었다. 당시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은 베트남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그 동안 이데올로기상의 적으로 여겨 온 중국 마오쩌둥 정권과 손을 잡았다. 이런 외교 혁명 덕분에 미국은 중국을 끌어들여 베트남과 그 주된 후원자인 러시아에 대적할 수 있었다.
부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스스로 '악의 축'이라고 비방한 이란·시리아의 지배자들과 거래할 수 있을 만큼 이데올로기적·전략적으로 유연하다는 증거는 없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중간선거 결과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한 ISG 위원은
두 대안 모두 길만 다를 뿐 동일한 종착역에 도착할 듯하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겪은 치욕을 능가할 이라크 전쟁 패배가 그 종착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