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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경기서부건설노조 위원장 인터뷰:
"한국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는 단결해야 합니다"

“2000년부터 건설노조가 적극적으로 현장을 조직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가 이주노동자들이 건설 현장에 많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해요. 숙련쪽은 어렵지만 미숙련 일용직은 들어오기 쉬운 편이에요.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신분적 불안함 때문에 더 어려움을 겪죠. 임금을 적게 준다든가, 일을 더 많이 강도 높게 시킨다든가 하는 거죠. 오야지[중간 관리자]가 신분적 불안함을 이용해 돈을 갖고 튀는 경우도 많죠.

이주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동부에 가면 노동부 사람들은 출입국관리소에 연락을 해요. 신분이 불안하다는 걸 노동부가 악랄하게 이용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이주노조와 함께 한참 싸웠어요. 아예 노조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대동해서 [노동부에] 가서 ‘지침 내놔라’하고 문제를 제기하니 좀 완화됐죠.

임금체불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이주노동자들도 같은 처지이기 때문에 함께 싸웠죠.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현장으로 단속도 들어오는데, 노조 차가 현장 앞에 있거나 하면 단속 못하고 내빼죠.

이런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워낙 신분이 불안정하니 노조와 꾸준하게 소통하기가 어려워요.

한국의 이주노동자 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잖아요. 유엔 규약에도 이주노동자들이 몇 년 이상 한 나라에 있으면 그 나라에서 거주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하는데 말이죠. 이 나라는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불법인 채로 일을 시키고, 서로 이간질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악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거죠.

이런 내용으로 현장 노동자들을 설득하는데, 아직 노동자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거 같아요.

건설경기가 잘 나가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주노동자들과 같은 팀에서 일하고, 노조에도 가입하고, 의논하고 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어요. 그런데 IMF 딱 터지고 일자리 갖고 공방하고 나서부터는 설득이 참 어려워졌어요.

저는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고자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지 못하면 결국은 한국인 노동자들조차도 스스로 분열해서 자신의 조건조차 개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