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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제국주의 점령군에 대한 통렬한 고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아일랜드 독립투쟁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는 1920년에서 시작한다. 1920년은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인 신페인당이 아일랜드의 새 의회에서 다수파가 되고 2년이 지난 뒤다.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 의회를 매수하지 못하자 아일랜드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군대를 파병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영국의 "검정색과 황갈색"군대 ― 이들의 이름은 군복 색깔에서 비롯했다 ― 가 농가를 급습한다. 영국 군대는 매우 야만적이었다.

일련의 군사적 저항 때문에 영국 정부는 협상에 나선다. 마이클 콜린스와 몇몇 공화주의 지도자들이 런던에 가서 협정을 맺었다.

협정의 결과로 아일랜드 정부는 영국 왕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아일랜드 32개주 가운데 북부 6개주는 독립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다수는 협정을 받아들이고자 했다. 그들은 이 협정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영국은 더 극심한 폭력으로 위협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여기엔 다른 이유도 있었다. IRA의 지역 지도부는 자신들의 무기 구매 자금 일부를 지원한 지역 지주들에게 타협했다.

신페인당 다수파는 아일랜드 지주들이 계속해서 가난한 아일랜드 농민들 ― 저항의 중추였던 ― 을 지배하길 원했다.

지주의 권력을 억제하고 빈곤을 없애는 문제는 결코 추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실제 빈곤은 너무도 극심해서 삶이냐 죽음이냐의 문제였다. 이 시기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유아사망률을 기록했다.

의용군들 사이에서 영국과의 협정에 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IRA는 분열한다. 영국 병사들은 아일랜드 밖으로 나갔지만 협약에 반대하는 의용군들은 자신들의 전 사령관이 새로운 '아일랜드자유국'의 군복을 입은 것을 보고 "고리대금업자"농촌 지주를 비꼬는 말)라고 부른다.

영화의 마지막 4분의 1은 영국이 분열시킨 서로 적대하는 공화주의 진영들 간의 내전을 다루고 있다.

영화가 끝날 무렵 오늘날 이라크 주둔 영국 군대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켄 로치는 이렇게 말한다.

"1920년과 21년에 영국군은 아일랜드에서 당시 전 세계의 점령군들이 한 짓을 똑같이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사는 집을 부수고, 야만적 행동을 하고 주로 평범한 사람들을 억압했습니다. 지금 영국군은 이라크에서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전 활동가들은 이 영화를 보고 커다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