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쇠고기의 수입 기준으로 봤을 때 그 제품들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국제 의학계의 상식이고 미국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인데, 어떻게 손바닥으로 가리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황당할 뿐이에요.

미국산 쇠고기가 갖고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은 굉장히 높아요. 다만 광우병 잠복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것이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죠.

제가 (미국에서) 본 것은 ‘최소 비용, 최대 이윤’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먹거리 생산에 어떻게 관철되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소들을 집단적으로 가둬 키우고, 미국의 막대한 보조금을 투여해 가격을 낮춰 동물 사료를 먹이고, 소의 부산물은 더 싸니까 또 그것을 먹이고 … 결국 광우병의 발병 원인 자체가 자본의 논리에서 나온 것이에요. 육골분 사료라는 게 폐기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고 농장주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값싼 사료가 되는 것이죠.

다른 나라에서는 광우병 발생 이후 모든 초식성 동물에게 동물성 사료를 완전히 금지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소·양의 내장이나 뼈를 소한테 직접 주지는 않지만 돼지나 닭한테는 여전히 줄 수 있고, 돼지나 닭의 내장이나 뼈는 소한테 줄 수 있기 때문에 ‘교차 위험’이 있는 거죠. 세계에서 가장 허술한 사료 금지 기준이 통용돼 있어요.

광우병 검사를 하는데서도 일본은 전체를 검사하고, 유럽은 60퍼센트 정도 검사해요. 미국은 1퍼센트밖에 검사하지 않는데, 최근에는 0.1퍼센트로 낮추려고 해요. 안전을 위한 검사를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규제로 인식하는 거죠.

원산지표시제도

도축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도축하는 속도가 미국이 유럽에 비해 3배예요. 그런 과정에서 광우병 유발 물질인 프리온이 집중 분포돼 있는 소의 눈, 내장, 척수, 이런 부분들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 거죠. 미국 도축시설들이 굉장히 큰데, 대형기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뼛가루 같은 것들이 거기[쇠고기]에 묻게 되는 거죠. 이럴 위험성이 있는데도 자본가들은 기계에 투자했기 때문에 바꾸지 않는 거죠.

우리 나라는 원산지표시제도가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어요. 가격 차이 때문에 수입소가 언제든지 한우로 둔갑할 수 있는 조건이에요. 내가 그것[미국 쇠고기]을 피하겠다고 해도 (한우인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인 거죠. 특히 학교나 군대 같은 경우는 선택권이 전혀 보장이 안 돼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비싼 한우를 자기 방식대로 먹을 수 있는지는 몰라도,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서민과 민중들에게는 그런 위험 요소들이 있는 거죠.

일본이 한국에 비해 수입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요. 17개월 이하짜리 소만 수입하거든요. 지금까지 적어도 17개월짜리 이하 소에서는 한 번도 광우병 발생이 보고된 바 없어요. 적어도 일본 정도의 수입 기준이 되도록 재협상해야 해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한미FTA 4대 선결조건 중 하나로 된 것 아니에요? 국민의 생명 문제에서는 한미FTA와 고리를 끊어야 해요. 한미FTA를 위해 무조건 수입할 게 아니라 쇠고기 수입 조건을 재협상해야 해요. 두번째, 국내의 생산·유통기준을 개정해야 해요. 원산지표시제도와 개체 이력추적제도 이런 부분이 확실히 돼야 하고, 모든 정보가 낱낱이 공개돼야 해요.


10월 29일 방영한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 미국 쇠고기 보고서’는 www.kbs.co.kr/1tv/sisa/kbsspecial/vod/1421916_11686.html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