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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페셜’이 자이툰 주둔의 부당성을 지적하다

11월 5일 일요일 밤에 방영된 ‘KBS 스페셜 ― 파병 2년, 평화재건의 딜레마’는 그 동안 반전 운동이 주장해 왔던 자이툰 파병의 모순들 가운데 몇 가지를 잘 짚어 줬다.

첫째,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 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바그다드의 아랍계 이라크인들은 한국군이 북부 쿠르드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고 알려 주자 이렇게 되물었다. “여기가 상황이 더 나쁜데 왜 쿠르드 지역에 가 있는 거죠?”

둘째, 자이툰 부대가 특정 종족(쿠르드족)과 유착함으로써 종파 간 갈등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자이툰 부대가 훈련시키고 있는 쿠르드 지역 ‘이라크 정부군’은 친미 부역 세력인 쿠르드족 민병대(‘페슈메르가’)가 옷을 바꿔 입은 것일 뿐이다.

셋째, 아르빌에서 자이툰 부대가 하고 있는 이른바 ‘민사 작전 활동’은 군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중무장한 특전사와 해병대 군인의 경호 아래 쿠르드 아이들에게 호떡을 구워 나눠주는 장면은 한 편의 코미디다.

넷째, 정부가 내세웠던 자이툰 파병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명분은 미국의 대북 무시·압박 정책에 따른 북의 핵실험과 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으로 파탄났다.

“한국 정부가 파병을 하면 미국이 너무나 고마운 나머지 북한 문제에 대해 남한이 하자는 대로 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다.”(마이클 오핸런, 미 브루스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프로그램에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KBS 스페셜’은 한국이 경제 재건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병의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데, 이 점보다는 자이툰 파병이 미국의 전쟁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올바른 지적을 좀더 풍부히 다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재건평화론은 자칫 모순에 빠질 수 있다. ‘KBS 스페셜’이 보여 줬듯이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재건 사업의 일환이라며 이라크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시키고 있다. “전후 재건뿐 아니라 장차 이라크 진출을 위한 인맥 만들기”라는 것이다. 또, 전경련은 이라크 재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는 부시의 이라크 점령의 심판대가 됐다. 반전 운동은 정치적으로 매우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이 계획하고 있는 12월 초 반전 집회 건설에 지금부터 박차를 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