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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핵 미치광이인가?

누가 핵 미치광이인가?

김인식

미치광이 조지 W 부시가 끔찍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그는 7개 나라들 - 러시아·중국·이라크·이란·북한·시리아·리비아 - 에 대한 핵무기 사용 계획을 검토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올해 초에 비밀 정책 보고서(이른바 “핵 태세 검토”)가 마무리됐다. “핵 태세 검토”는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의 부하들이 작성한 것이다. 이들은 “소형 핵 폭탄” 개발을 공공연하게 옹호했다. 특정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부수적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깡패 정권”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럼스펠드는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는 미국 대통령이 바그다드에 10만 톤의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실제 사용 가능한 소형 핵 폭탄을 만드는 것이다. 국방부 문서는 이처럼 정신 나간 제안으로 가득 차 있다. 부통령 딕 체니는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엔조차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손에 넣으려고 애쓰는 미치광이라면, 일본에 핵 폭탄 투하를 지시했던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뭐라 불러야 할까? 부시는 이란·이라크·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나라들에는 핵무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반테러 동맹”의 일부로 여긴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다. 미국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 두 국가는 1998년 5월에 핵무기 실험을 강행해 미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두 국가의 핵무기는 상대방을 겨누고 있다. 최근에 국무부 장관 콜린 파월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홀로 행동할 수도 있다.” 이라크가 무기 사찰단 입국을 허용할지 말지를 결정한 뒤에 이라크에 대한 군사 행동이 이뤄질 것 같다. 미국 정부의 대변인은 덧붙였다. “우리는 [이라크가] ‘예스’라고 답변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 지배자들의 거만함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자신감과는 달리, 부시의 확전은 커다란 어려움을 낳을 것이다. 작년 세계무역센터 테러 직후 미국은 국제적 동맹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기도 전에 동맹국들 사이에 균열이 생겨났다. 프랑스·독일·캐나다·일본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무모한 행동에 우려를 나타내거나 경고했다. 분열의 꼭대기에는 고조되고 있는 중동의 불안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결정한다면 그 지역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이웃 나라들인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터키를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중국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8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 게다가 전쟁이 낳은 기아와 질병 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 이토록 상황이 절망적인데도, 아프가니스탄 임시 정부가 학살자들이 벌이는 무장 투쟁의 무대가 되고 있는데도 미국은 약속한 재건 계획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임시 정부는 4백50억 달러(58조 5천억 원)의 원조를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아프가니스탄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자립하려면 1백50∼2백억 달러(19조 5천억 원∼26조 원)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지금까지 고작 30억 달러(3조 9천억 원)만 약속받았을 뿐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리’의 영광을 맛봤다. 또, 전 세계에서 13개의 새로운 군사기지를 확보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카나바드와 키르키즈스탄의 ‘교통 요충지’인 비슈케크에 기지를 마련했다. 비슈케크 군사 기지는 전투기와 정찰기 그리고 3천 명의 군인을 수용할 수 있다. 전쟁은 제국주의를 추동하는 군대, 국가 재정, 대기업의 관계를 잘 보여 준다. 카자흐스탄은 미국 군대를 “환영”했다. 부시는 그 답례로 독재 정부에 5천2백만 달러(676억 원)의 원조를 약속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미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억 3천6백만 달러(1천7백68억 원)를 제공받았다. 원조의 대부분은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리하여 미국 무기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미국은 석유를 지배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 내 ‘매파’들은 중앙 아시아에 오랫동안 군대를 주둔시키고 싶어한다. 이미 1988년에 미국 의회는 석유 공급을 통제하기 위한 ‘실크로드 전략 법안’을 제출했다. 머지 않아 이 나라들에 석유 수송로가 건설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 지배자들은 중동에서 맹주권을 강화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 환태평양 지역에서도 그럴 때라고 본다. 이라크 공격이 성공한다면 훨씬 유리할 것이다. 사담 후세인은 중동에서 미국의 권력을 시험하는 상징적 존재가 됐다. 이라크는 주요 산유국이자 실크로드의 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극동에서 오랫동안 중국을 견제해 왔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연간 7∼8퍼센트 수준이다. 중국은 극동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이웃 나라들과 맺은 최근의 협정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서쪽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미군의 남한 주둔은 중국을 억제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미군은 남한에 주둔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과장했다. 한편, 미국은 필리핀에서 아부 샤아프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 위치해 있다. 미군은 1992년에 필리핀에서 철수했다. 이번 군사 행동은 필리핀으로 복귀하기 위한 핑곗거리다.

지금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위원장 조셉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세계의 유일 강국이라는 것은 좋은 일이다.”그러나 부시가 전 세계를 상대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미덕을 설교하려 든다면,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3월 영국에서는 2만 명이 전쟁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에서는 5만 명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에 항의하는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세계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체제의 우선순위에 의문을 품고 있다. 막대한 전쟁 비용을 거리낌없이 쏟아 붓는 지배자들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와 욕구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작업장과 대학과 거리에서 부시의 위선을 폭로하고 반전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전쟁에 대한 반대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이 나라 정부에 대한 분노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럴 때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투쟁 전망은 더 한층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