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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의 민주노동당 방북 비난은 위선이다

우익의 ‘민주노동당 때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냉전적 반공주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민주노동당을 ‘간첩 정당’, ‘친북 정당’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번 민주노동당 방북 비난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조선일보〉는 일찌감치 민주노동당의 방북을 반대했다. ‘간첩당’이 방북해 국가 기밀을 북한에 건넬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북의 2차 핵실험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핵무장 해제를 설득하고 또 설득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조선사회민주당과의 만남에서 북한 핵실험 유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이 마치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인 양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나라당도 민주노동당의 방북을 반대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2002년에 방북해 ‘북한 공작원의 총책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최근에 박근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 특사로 방북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자신들의 방북은 되고 민주노동당은 안 된다는 것은 이중잣대이다.

한편, 노무현 정부는 우익의 눈치를 보느라 특유의 일관성 결여를 드러냈다. 통일부는 민주노동당의 방북을 허용했지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가 신청한 방북은 불허했다.

우익은 민주노동당의 방북을 막지 못하자, 이번에는 민주노동당의 방북 행적을 문제 삼았다.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만경대(김일성 주석의 생가)를 찾은 것을 놓고 “북에 충성서약 하러 갔나”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만경대는 통상적인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이 곳을 찾은 해외동포와 외국인만 3백만 명이 넘는다. 박근혜도 2002년에 방문했고, 정동영과 임동원도 그 곳에 갔다. 게다가 만경대는 통일부가 불허한 방문 지역도 아니었다.

그러자 우익들은 왜 만경대 방문 사실을 브리핑에서 누락했냐며 억지를 부렸고, 어이없게도, 방북단이 웃으면서 조선사회민주당 대표들과 사진을 찍은 것까지 문제 삼았다.

이런 트집을 통해 우익은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북한측과 모종의 비밀 회동을 해 모의를 한 것 같은 분위기를 한껏 조성하고 있다. “회담장에서 정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전신인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은 국민 몰래 특사를 파견해 북한 정권 수뇌부와 밀담을 나눈 바 있다.

민주노동당의 방북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기왕에 진보정당의 견해를 북한에 전달하기 위한 방북이라면, 차라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해야 했다. 권위주의적 일당국가 치하에서 일개 위성정당인 조선사회민주당을 만나서 그 국가의 정책을 논쟁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