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들은 ‘일심회’ 사건이 “수사 기록만 1백만 쪽에 달하는 대규모 간첩단 사건”인 양 계속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정작 국정원이 밝혀낸 것은 거의 없다. 국정원은 “간첩 행위는 고사하고 피의자들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조차 입증하지 못했다.”(〈한겨레>)

국정원은 조사에 입회한 변호인을 폭력으로 내쫓으면서까지 수사를 했는데도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지 못하자, “10여 년간 내사해 온 자료들”을 뭉뚱그려 검찰에 떠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보수 언론 〈동아일보〉는 “연루자 5명의 자료가 이 정도라면 수사를 제대로 할 경우 전체 ‘빙산’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하며 난리다.

검찰이 “[단정짓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경향신문〉처럼 “수사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 법무장관 김성호는 “안이 흐물흐물해져서 간첩이 활보하면 안 된다”며 우익과 코드를 맞추려 한다.

게다가 우익은 이제 황당한 ‘테러’ 소동까지 일으켰다. 그들은 2003년 북한에 밀입국하려다 북한 당국에 의해 추방당한 박모 씨를 테러리스트로 몰아댔다. 검찰조차 그에게 간첩·테러 혐의가 없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우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남북 모두에서 소외받고 상처받은 한 불쌍한 노동계급 실직자의 ‘과대망상’을 악용했다.

〈조선일보〉는 그가 “전두환, 이건희, 조선일보 사장 등을 테러하려 했고”, “이를 위해 총을 구하려 했다”며 침을 튀겼다. 그가 “마음 속으로 그냥 한 번 생각해 본 것뿐”이라는데도 말이다.

〈조선일보〉가 거품을 무는 박모 씨의 “암살 시도”라는 것은 기껏해야 몇 년 전 자신의 일기장에 전두환을 죽이고 싶다고 쓴 것, 안티조선 팻말에 실린 방우영 자택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두었다는 것뿐이다.

사실, 수천억 원을 해먹고도 “전 재산 29만 원” 운운한 학살자 전두환이나 온갖 비리와 탈세, 노조 탄압을 저지르며 호의호식하는 이건희에게 적개심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공상 소설

더구나 그는 북한의 ‘지령’을 받기는커녕 북한 관료들에게 버림받은 사람이다. 그는 북한에서 추방당한 후 “엄청난 상실감과 배신감을 맛봤다”고 했다.

내친 김에 한나라당은 ‘일심회’가 테러 조직이라는 공상 소설까지 썼다.

이 황당한 마녀사냥에서 드러나듯이 우익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 우익은 사건의 진실과 상관 없이 우리 운동을 공격한다. 그들은 온갖 과장·왜곡을 통한 마녀사냥으로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사회 전체를 오른쪽으로 끌고 가고 싶어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 이 점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일심회’ 사건이 허위·과장 의혹이 있다”면서도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진상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모호하게 말한 것은 아쉽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지금까지의 수세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당 지도부가 그 성원 각각의 NL/PD 성향을 떠나서 마녀사냥에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음에 따라 민주노동당 내 의견그룹 ‘전진’도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심지어 ‘전진’ 내에는 이번 사건 연루자들을 방어하기는커녕 출당 등 징계 조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 있는데, 이는 계급의 적들을 이롭게 할 뿐인 미련한 짓이다.

지배자들이 조장하는 편견과 공포에 맞서기를 요리조리 회피해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에 맞서 정치적 차이와 관계 없이 단결하고 정면 대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적 자유를 증진시킬 수 있고, 정치적 자유가 확대돼야 민주노동당에 대한 신인도도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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