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을 통한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에는 범민련 남측본부 전 부의장 강순정 씨가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운동단체 활동과 여론 동향을 전화로 범민련 캐나다 본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우익은 강 씨가 지난 맥아더 동상 철거 운동,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운동 등을 “주도”한 “거물”이라며 경찰을 거들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 나라에 간첩 안 박힌 곳 있[냐]”며 “이제야 맥아더 동상 철거 운동이 왜 그렇게 집요하게 계속됐는지 궁금증이 풀린다”고 했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선 운동의 배후에는 ‘간첩’과 ‘북한의 지령’이 있다는 식이다.

범민련과 그 소속 통일운동가들의 ‘회합·통신’ 행위는 새로울 것도 없다. 범민련의 설립 목적 자체가 북한과 일상적으로 통신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통일 운동을 위해 남한의 통일운동가가 북한 및 해외 범민련 간부들과 운동의 현황과 정세에 대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귀도 안 들리는

남한 정부는 때때로 범민련의 정부 주도 통일 행사 참여를 사실상 허용하면서도 필요할 때면 마치 곶감 빼 먹듯 이들을 손쉬운 ‘공안 탄압’의 먹잇감으로 삼아 왔다.

게다가 강 씨는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일선 활동에서 물러나 칩거 중인 칠순 노인이다. 한 범민련 인사의 말처럼 경찰은 “귀도 안 들리는 노인네를 간첩으로 몰아 공안정국을 만들려고 한다.”

또, 최근 검찰은 비전향 장기수 김영승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가 인터넷에 “한국전쟁을 위대한 조국해방 전쟁으로, 국군을 적이라고 표현하는 등 친북·이적 표현물을 게시”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의견의 자유이고, 사법 대상이 아니라 논쟁의 대상이다.

게다가 김 씨는 빨치산 활동과 자신의 신념을 옹호한 대가로 이미 너무나도 충분한 ‘처벌’을 받았다. 그는 전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을 받으며 청춘 대부분(35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가 “국군을 적으로 묘사”했다는 것도 침소봉대다. 그는 지난해 지리산 기행에서 과거의 빨치산 생활을 설명하며 “적들이 없을 때는 천막을 치고 가까이 있을 때는 동굴에서 생활하곤 했다”고 회상했을 뿐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국가보안법 구속자가 1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가 내 우익 세력의 핵심인 공안 검찰은 “여러 건의 공안 사건을 동시다발로 수사중”이다. 강정순·김영승 씨의 사례는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10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우익들의 야욕을 보여 준다. 노무현은 이런 우익에 타협하고 있고, 이는 우익의 자신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야만적 마녀사냥에 맞설 필요가 있다. 직접 탄압에서 비껴있더라도 모든 진보진영이 함께해야 한다. 민주주의적 기본권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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