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현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지속을 공언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거주하는 마르크스주의자 저술가 마이클 레보위츠(Michael Lebowitz)가 영국의 혁명적 반자본주의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와 "볼리바르 식 혁명"의 성격과 전망에 대해 인터뷰했다

당신의 신간[《21세기의 사회주의를 건설하자》(Build It Now: Socialism for the Twenty-first Century), Monthly Review Press] 마지막 장 제목에서 "근본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혁명"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어떤 점에서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고, 또 이 과정을 추동하는 세력은 누구입니까?

혁명은 쿠데타나 특정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입니다.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분명히 혁명적 과정이 진행중입니다. 이 과정 덕분에 사람들이 아래로부터 권한을 획득할 뿐 아니라 인간 개발이라는 목표도 확고하게 지향하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제목을 붙인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일 머니는 인간의 생산력 발전을 지원할 뿐 아니라 새로운 생산관계를 창출하는 데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래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권력 ― 도시 지역의 2백∼4백 가구씩으로 조직된 자치 평의회 ― 이 등장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얼마나 멀리까지 나아갈지는 분석가들이 아니라 오직 현실의 투쟁이 결정할 것입니다.

분명히 차베스는 이 과정을 앞으로 밀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점은 분명합니다. 차베스의 연설을 들어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베스는 진공 속에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대중이 그에게 보내는 놀라운 반응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습니다. 그를 전율하게 하고 그에게 에너지와 자신감을 주는 이런 반응이 없다면 그는 아마 처음 대통령에 당선했을 때 갖고 있던 '제3의 길'전망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여기서 지도부와 사회 기층민들 사이의 변증법적 과정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사회 기층민들은 어떻게 조직되고 있습니까? 당신은 책에서 "정치적 도구", 다시 말해 모종의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런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습니까? 서로 다른 부문들 ― 빈민가에 사는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 노동조합 연맹 UNT로 조직된 노동자들, 농업 노동자들과 농민들 ― 을 어떻게 단결시킬 수 있을까요?

지역사회에서는, 예컨대 토지 위원회, 보건의료 위원회, 상하수도 위원회, 방어 [위원회], 스포츠 [위원회] 등으로 기층민들이 다양하게 조직되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기층을 단결시키는 데서 중요한 진일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개별 지역사회들을 공통의 요구로 연결시키는 데까지, 나아가 그들을 조직 노동자들 ― 비공식 부문 대중보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좋은 ― 과 직접 연결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일부는 UNT가 내부 분파 투쟁에 휘말려 있어서 조직 노동자들이 지도력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정치적 도구의 발전은 지금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 위기 상황에서 또는 2004년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 당시 그랬듯이 차베스가 기층에서 정치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다면 더 빨리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끔찍한 빈곤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물론] 보건의료, 교육, 문맹 퇴치 등의 분야에서 야심찬 사회개혁 프로그램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혁명적 격변 없이 베네수엘라 사회를 얼마나 많이 개혁할 수 있을까요?

저는 사회개혁 프로그램들이 대중에게 큰 진보를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만간 혁명적 단절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과정이 사회주의 노선을 따라 계속 나아가려면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형태를 취할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정치·문화 혁명이 없다면, 혁명은 반드시 변질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문화는 고질적인 정실주의와 부패 문제인데, 이 문제에서는 차베스 지지 세력의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차베스 주위에는 "사회주의 없는 차베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책에서 썼듯이, 이들은 "대중의 능력과 자질을 개발하는 것이 자기 집안의 권력과 안녕을 추구하는 것보다 절실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계급투쟁은 베네수엘라 어디서나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진정한 주권을 추구하는 투쟁, 베네수엘라의 옛 소수 특권층과 볼리바르 식 혁명 사이의 투쟁, 자본가들과 조직 노동자들·농민들 사이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볼리바르 식 소수 특권층이 되려는 자들과 착취당하고 배제당하는 대중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차베스 진영 내부의 모순이 혁명의 진전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이 점은 다른 전선들에서 전진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장벽이 무엇인지 보여 줍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도 많은 우연적 요인들에 달려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적 변혁에서 국가는 어느 정도나 장애 요인입니까? 당신은 노동자들이 잠시 권력을 장악했던 1871년 파리 코뮌에 대해 칼 마르크스의 논평을 인용하셨는데, 파리 코뮌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기존 국가 기구"를 인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은 국가가 "분쇄"돼야 한다는 뜻입니까 아니면 국가가 "변모"될 수 있다는 뜻입니까? 노동자들은 파리 코뮌 때 그랬듯이 아래로부터 자신들의 독자적인 국가를 건설해야 할까요?

베네수엘라의 기존 국가는 지금까지 엄청난 장애 요인이었습니다. 심지어 사회개혁 프로그램들을 확립하는 데서도 장애물이었습니다. 성공적인 사회개혁 프로그램들은 모두 기존 국가 기구들을 우회하는 "미션"들을 창설한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국가가 자치 평의회의 형태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권력 ― 마르크스가 파리 코뮌에서 본 것과 비슷한 새로운 종류의 국가 ― 의 토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새로운 종류의 국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베네수엘라나 다른 나라에서 정확히 어떻게 나타날지는 특정 공식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프랑스 노동자들에게서 배웠듯이, 중앙집권적이지 않은 민주적 국가만이 노동 대중의 전면적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 말입니다. 그러나 국가는 사람들을 배신하고 굴복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를 "분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그냥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적 차원은 어떻습니까? 베네수엘라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고립될 위험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고 고립돼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떤 종류의 고립이고, 고립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여론을 볼리바르 식 혁명 지지 쪽으로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여론은 무엇입니까? 글쎄요, 대중 매체, 영향력 있는 지식인들, 좌파 여론주도층? 그렇다면 그런 주장의 함의는 무엇입니까? 튀지 말고 순응해라, 안 그러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괜찮은 빈곤 퇴치 프로그램들을 추진하기만 하면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구식 노동당"이라는 딱지를 붙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안 된다. 이스라엘의 레바논·팔레스타인 공격에 항의해서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나라들의 지원을 얻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중동의 대중은 베네수엘라가 취한 조처의 중요성을 이해했고, 이런 조처를 취한 차베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차베스의 조처는 무능하고 타협적인 중동 각국 정부의 태도와 뚜렷하게 대조가 됐습니다.

더 논쟁이 된 것은 차베스의 유명한 유엔 총회 연설[조지 부시를 "악마"에 비유한]입니다. 국내외의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보라. 차베스의 연설 때문에 베네수엘라가 유엔 안보리 의석을 얻을 기회를 놓쳐 버렸다."글쎄,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대중에게 말하는 것과 똑같이 연설하면서 그 연설을 통해 전 세계의 대중을 전율시켰고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베네수엘라 국내의 반응이었습니다. 물론 덕망가들의 반응을 우려한 지지자들뿐 아니라 차베스 반대 세력의 반응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목격한 것은 노동자들과 대중의 놀라운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말한 사람은 차베스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특징과 차베스의 유엔 연설을 뛰어넘는 뭔가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마침내!) 1791∼1803년의 아이티 혁명을 다룬 C L R 제임스[영국 식민지였던 트리니다드토바고 태생의 사회주의자·저술가]의 탁월한 책 《흑인 자코뱅들》(The Black Jacobins)을 읽었습니다. 한 가지 아주 분명한 점은 투생 루베르튀르[아이티를 식민지 종주국들로부터 해방시킨 군대의 지도자]가 프랑스에 자신의 선의를 확신시키기 위해서는 애를 쓰고 책략을 부렸지만 혁명적 대중과 의사소통하고 그들에게 해야 할 말을 깨달을 필요성은 무시한 것이 그의 치명적 실수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산디니스타[독재자 소모사를 혁명으로 타도하고 1979년부터 1990년까지 니카라과를 통치한 좌파 세력]도 똑같은 오류를 저질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지지 기반에게 줄 메시지를 다듬기보다는 자신들이 "괜찮은 친구들"이라는 점을 제국주의에 확신시키려 애를 썼습니다. 혁명적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대중과 계속 접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차베스의 타고난 본능입니다. 그는 대중의 정서에 공감하고 그들의 상상력에 호소합니다. 그런 본능을 충실히 따를 때 그는 최고입니다.

그렇다면, 국제적 고립 문제는 어떻습니까?

고립을 저지할 책임은 베네수엘라 외부의 좌파에게 있습니다. 저는 현실 세계의 또 다른 사례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회주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비난하는 좌파 교조주의자들을 참을 수 없습니다. 혁명가들의 책임은 베네수엘라의 상황에서 배우고, 석유 판매 소득을 이용한 새로운 생산관계 창출, 사람들의 능력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의 정도와 범위, 자치 평의회 건설, 작업장 점거와 노동자들의 의사 결정 등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연대를 조직하는 것이 국내에서도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새로운 상식을 확립하는 조직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무엇이 변했으며, 이번 대선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아마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치 평의회가 발전하고 있으나 조직 노동계급이 조직상의 분열 때문에 그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진정한 문제는 내년에 발생할 것입니다. 차베스는 사회주의 과정을 심화시키고 사람들을 단결시켜 단일한 혁명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이 그 과정을 지속하는 데서 아주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저는 차베스의 선거운동보다 더 앞뒤 안 맞는 선거운동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차베스 진영 내부의 강렬한 모순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베스 세력 내부에 권력을 기층으로 이전하는 투쟁이 없기 때문에, 저는 사회주의 과정의 심화에 대해 결코 낙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단일 정당이 사회주의 노선을 따라 나아가는 도구라기보다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베네수엘라가 계급투쟁의 새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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