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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착취 현실에 눈감아선 안 된다

북한 핵실험 뒤 우익들은 개성공단 사업이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우익들이 이처럼 남북 교류·협력 자체를 비난하며 냉전적 선동을 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개성공단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개성공단 안의 ‘초착취’ 현실에 눈감아선 안 된다.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48시간씩 일해 고작 한 달 임금으로 6~7만 원(67달러)만을 받고 있다. 이들에겐 3교대 근무, 주야 맞교대, 잔업, 야근 등 빡빡한 노동규율이 부과되는 한편, 공장 안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은 마스크나 장갑도 없이 근무시간 내내 화학약품에 그대로 노출된다. 프레스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안전장비도 없이 하루 종일 서서, 체구에도 안 맞는 위험한 프레스기에 매여 일해야 한다.(〈매일노동뉴스〉11월 30일치)

이런 점에서, 지난 11월 27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성현 대표는 개성공단이 남한 중소기업의 “엘도라도”,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의 투자를 적극 호소했다.

더 나아가 문 대표는 “북한에서 파업 같은 것은 없으리라 보이지만 부딪치는 부분에서 민노당의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혹시라도 남한 기업과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서 중재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아마도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우익들의 압력에 맞서 ‘남북경협’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압도된 나머지 개성공단 안에 존재하는 계급 분단과 착취 관계에 눈을 감은 듯하다.

이를 합리화하기 위한, “개성공단이 안 되면 한반도 평화가 깨지는 것”이라는 문 대표의 주장은 과장이다. 오늘날 한반도 평화는 미국의 대북압박에 반대하는 운동과 함께 더 핵심으로는 이라크 민중의 저항과 국제 반전 운동에 달려 있다.

노동자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이 해야 할 일은 끔찍한 초착취에 눈감은 채 개성공단 홍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북한 노동자들과 이라크인들에게 국제주의적 연대를 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