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는 열우당의 모순을 분명히 보여 줬다. 열우당이 “2007년 자이툰 임무 종결”이 결정된 것처럼 호들갑을 떤 것과 달리 정부는 ‘임무 종결’ 계획이 없는 감축·파병 연장안을 제출했다.

열우당 의원들이 “2007년 임무 종결”을 단서 조항으로 넣을 것을 요청하긴 했지만, 그들이 자이툰 철군을 진지하게 바란 것도 아니었다. 예컨대,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함께 즉각 철군 결의안을 제출한 열우당 임종인 의원이 파병 연장안의 문제점을 따져 묻자 같은 열우당 소속인 유재건은 “반미자주 정신 때문에 덮어놓고 우리 국민 스스로를 폄하해선 안 된다. 우리는 미국에 끌려간 것이 아니고 유엔 동맹국의 일원으로 파병한 것이다. (임종인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역겹게도 “비핵·반전·평화”를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은 “굳이 1천 명을 줄일 필요가 있느냐”, “내년에 연장을 안 시켜 주는 것처럼 조건을 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원조’ 친제국주의 정당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얄밉게도 한나라당은 부시와 국내 우익 세력과 반전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열우당의 모순을 잘 지적했다. “만약 내년에 1년 더 연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면 결국 정부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2004년 김선일 씨 피살 이후 금지됐던 ‘한국 기업의 아르빌 진출 허가 계획’을 내놨다. “자이툰 부대의 뒷받침 속에 한국 기업의 중동 전초기지로 활용(MBN 12월 7일 보도)” 하려는 것이다. 이는 자이툰 파병이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자이툰 부대 무용론”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중동 진출을 반겨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정부가 말하는 ‘국익’이나 ‘경제적 이익’은 평범한 노동계급 대중의 이익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것은 한국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것일 뿐이다.

2003년 11월 오무전기 노동자 김만수·곽경해 씨가 피살됐을 때와 2004년 6월 김선일 씨가 납치·살해됐을 때, 한국 정부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파병을 강행했고,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파병을 촉구했다. 이들의 유족들은 아직 정부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핼리버튼 같은 전쟁 폭리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벌어들인 수백억 달러의 원천은 이라크인 65만 명과 미군 병사 3천여 명의 목숨이다.

지난 6일 이라크스터디그룹이 발표한 보고서는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국제 그룹의 일원으로 중동 국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본, 독일과 함께 한국도 추천했다. 자이툰 파병을 계속 연장하고 이라크 점령 지원국으로 계속 묶어두려는 책략일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자결권을 옹호하는 반전 운동의 대답은 명백하다. 이라크 ‘위기’의 진정한 대안은 즉각적인 점령 종식이다. 점령 도우미 자이툰 부대는 즉각 철군해야 한다.

12월 16일 반전 집회는 책략과 술수로 지금의 곤경을 벗어나려는 전쟁 동맹에 분명하게 항의할 것이다. 혹시 그 전에 파병 재연장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시위의 의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저들의 영구 점령과 영구 지원에 맞선 우리의 반대 운동도 지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