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일심회’ 사건이 “대다수 국민이 망각했거나 애써 외면한 남북 대치 상황에 대해 인식을 다시 새롭게 만들”었다며 재판 시작부터 냉전주의를 부추기려 애썼다. “이적 행위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를 남기면 우리 체제는 조그만 균열에 무너지는 둑처럼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또, 검찰은 “남북 간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느 쪽에 서겠냐는 물음에 [피고인들이] ‘남측에 서겠다’고 대답하길 기대했지만 끝내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재판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가지기 바란다”며 사상 재판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이정훈 동지를 비롯한 피고인들은 ‘일심회’ 사건이 “짝퉁 간첩 사건”임을 폭로했다. “‘일심회’라는 명칭조차 국정원에 와서 처음 들었[고] 소위 ‘일심회’ 회원들도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피고인들은 “미국의 북에 대한 전쟁과 남한에 대한 신자유주의 경제 지배 정책[을] …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활동 해 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자신들의 활동은 이러한 “정치적 신념에 의한 것이었지 북한의 지령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주 만나던 지역 후배와의 관계가 ‘8·25 동지회’, ‘선군정치 동지회’로 둔갑”했고 “식사를 같이 하며 당 활동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 ‘복선포치형 간첩단’의 실체였다. “지극히 일상적인 당 활동 내용을 일기처럼 정리한” 글들이 검찰이 얘기하는 “북한의 집권자를 오판하도록 해 유혈 충돌”을 가져올 ‘국가 기밀’의 내용이었다. 처음부터 “공안당국 수사 방향[은]… ‘간첩죄’를 적용하며 당을 탄압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뻥튀기

검찰은 피고인들의 사고가 과거 운동권 대학생 수준이라며 “심리적 지체 현상” 운운했지만, 자그마한 증거들을 어마어마하게 뻥튀기한 우익과 검찰이야말로 “망상증” 환자들이다.

우익 언론들은 재판을 통해 드러난 사건의 진실은 애써 외면하며 지엽말단적인 것을 꼬투리 잡았다. 재판정에서 박수와 환호로 구속 동지들의 사기를 북돋고 연대를 표시한 것이 “법정의 권위를 손상”시키고 재판을 “파행”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응원’을 등에 업[고] 구속자들[은] … 거침없이 발언”했다며 불평했다. 구속 동지들에게 “힘 내십시오”라고 말했다고 “감치 명령”까지 내렸던 재판부에게 〈조선일보〉는 더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마녀사냥 여론 재판을 선도했던 검찰과 재판부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소위 ‘법정 소란’을 놓고 〈한겨레〉와 〈프레시안〉, 심지어 〈레디앙〉까지 방청객들을 비판한 것은 유감스럽다. “폭력 시위를 용인하는 등 법질서가 무너지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며 핏대를 올리는 주류 언론의 공세에 의도치 않게 동조한 셈이다.

피고인들의 말처럼, “‘일심회’ 사건이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졸업생이” 되도록 한 치도 흔들림 없이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