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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가 부시의 제국주의 십자군 원정에 동참하다

최근 에티오피아 군대의 소말리아 점령에 항의하는 소말리아 대중의 시위가 있었고, 경찰의 발포로 1명이 숨졌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소말리아 인근에 해군을 배치해 에티오피아 군대를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미군은 “알카에다 기지를 공격”한다며 폭격기와 헬기를 동원해 소말리아를 폭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혼 부부를 비롯해 수십 명이 죽었다. 영국의 좌파 저널리스트 찰리 킴버는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공 뒤에 있는 서방 제국주의의 ‘검은 손’을 폭로하고 점령군이 에티오피아인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공은 미국과 영국의 ‘테러와의 전쟁’의 직접적 결과이다. 이 침공은 전쟁과 기아로 거듭 분열해온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에티오피아 지배자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조지 부시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개시했다. 첫째, 자신의 지역적 이해관계를 추구하기. 둘째, 억압적 정권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피하기. 셋째, 전략적 요충지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이 됨으로써 이득을 취하기. 소말리아는 아덴만(灣)을 사이에 두고 예멘·사우디아라비아와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소말리아의 이슬람 의용군이 패배했지만 에티오피아와 미국의 환희는 오래가지 못할 듯하다.

확실히 부시는 불안해하고 있다. 부시는 이미 전화로 우간다 대통령 요웨리 무세베니를 설득해 소말리아에 군대를 보내도록 하는 등 다음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케냐 군대도 대기중이다.

지난해 이슬람법정연합(UIC) 의용군이 소말리아 대부분 지역을 접수한 것이 침공의 배경이었다. 의용군은 15년 동안 소말리아 정치를 지배한 군벌들을 몰아냈다.

UIC의 승리는 대중의 진정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많은 사람들은 군벌 통치 시절의 폭력과 야만에 신물이 나 있었다. 게다가 소말리아 씨족 사회의 몇몇 핵심 지도자들은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UIC를 지원할 태세가 돼 있었다.

UIC의 승리는 미국의 아프리카 전략에 일격을 가한 것이다. 부시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의 대리인 구실을 하려는 군벌들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군벌들이 아프리카에서 미군의 영향력 행사에 도움이 된다면 이들이 끔찍한 학살의 전력을 갖고 있고 소말리아를 분열시킨 장본인이란 사실은 미국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점령

UIC의 점령은 또한 오랜 평화협상 끝에 2004년 케냐에서 구성된 소말리아 ‘과도정부’의 패배를 뜻하는 것이었다. ‘과도정부’는 이름뿐인 정부였다.

심지어 BBC는 이렇게 보도했다. “군벌 출신으로 구성된 압둘라히 유수프 정부는 나라 전체는 고사하고 정부 구성원들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유수프 정부는 어디에 근거지를 둘지 말다툼하며 첫 18개월을 허비했다. 결국에는 위험 지역으로 여겨지는 수도 모가디슈 대신에 바이도아 지역을 선택했다.”

미국과 과도정부는 UIC를 분쇄하기로 마음 먹고 에티오피아의 멜레스 제나위 정부를 대리인으로 선택했다.

멜레스는 오랫동안 서방 지배자들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토니 블레어의 ‘2005 아프리카 위원회’의 일원이었고, 아프리카 대륙의 신자유주의화를 지지한다.

에티오피아는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 ‘의지의 동맹’의 일부다.(아프리카에서 ‘의지의 동맹’에 속한 나라는 에티오피아를 포함해 둘 뿐이다.)

아프리카의 억압적 정부에 대한 서방의 비난 속에서 기묘하게도 멜레스의 범죄는 너그럽게 넘어갔다. 2005년 선거 당시 학생과 노동자 시위를 공격하고 민주주의의 기본권을 억압한 것 등은 영국과 미국에게 사소한 책망을 받았을 뿐이다.

미국과 영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후원했던 지난해 7월, 멜레스는 소말리아 접경 지역을 가로질러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봤다. 그 뒤 에티오피아 군대는 전면 공격 가능성을 시험해 왔다.

12월 25일에 멜레스는 수천 명의 군대와 대포, 탱크, 전투기 등을 동원한 전면 공격을 명령했다. 12월 26일에 부시 정부는 에티오피아가 “진정한 안보 위협”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며 이 침략을 지지했다.

에티오피아 군대는 무드무데, 다이누아, 이달레, 반디라들리 등지에서 소말리아 청년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미국·소련·이스라엘의 원조 덕택에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를 점한 에티오피아는 군사 작전에서 매번 승리할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 군대는 수도인 모가디슈와 UIC의 근거지인 키스마요를 점령했다.

그럼에도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UIC 전사들이 탱크와 전투기에 직접 맞설 수는 없지만, 미국이 이라크에서 어려움을 겪어 온 것처럼 비정규군인 저항세력도 인기 없는 점령자들에 맞서 매우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다.

새 정부는 에티오피아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다. 권좌에 복귀할 군벌들은 대중 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외세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이 에티오피아의 확장주의에 청신호를 보내면서 멜레스가 에리트리아에 압력을 더 가할 수도 있다.(지난해 두 국가는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간 바 있다.)

정부

만일 소말리아인들이 새 정부에 맞서 강력한 저항에 나선다면, 새 정부는 이들과 전투를 치러야 할 것이고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에티오피아 침략군이 모가디슈에서 맨 먼저 점령한 지역 중에는 전(前) 미 대사관 공관이 있다. 미국은 1993년에 소말리아에서 쫓겨났다. 당시 미군은 유엔의 지지를 등에 업고 빈곤과 폭력을 끝장내겠다며 ‘인도주의적 개입’을 했다.

처음에 많은 소말리아인들은 미국을 환영했지만, 그들의 환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과 UN의 미국 동맹들은 거리 시위대들을 향해 발포했고 고문과 살인을 여러 번 저지른 것이 폭로됐다. 미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결국 미국은 쫓겨났다.

평범한 아프리카인들의 이익은 아프리카 북동부를 지배하려는 미국의 열망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미군 군사전략가들은 현재 1천8백 명의 미군이 주둔중인 지부티 기지가 미 기동군이 ‘분쟁 지역’에 개입하는 데 필요한 ‘수련 잎 기지’[대규모 거점 기지 외에 전력(戰力) 투사의 발판이 되는 중소 규모의 기지들] 가운데 중요한 것이 되기를 바랐다.

소말리아의 자원들은 끔찍한 빈곤과 심각한 홍수 피해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지 않고, 무기와 전쟁으로 낭비되고 있다.

2월 24일 반전 시위[영국에서 ‘전쟁저지연합’과 ‘핵무장해제운동(CND)’ 주최로 열린다]는 단지 핵 미사일과 이라크 점령뿐 아니라 제국주의가 아프리카 동부 같은 지역을 황폐화하는 것에도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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